‘게임체인저’ 강조한 국내 치료제 개발 '어디갔나'

체크Focus / 김동현 / 2022-02-07 15:13:48
실종(?)된 국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개발…현대바이오 3월 긴급사용 신청 예정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따라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만명대를 넘어서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구용(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기업들의 치료제 개발 현황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예상과 달리 더딘 처방 속도에 투약 건수가 극히 저조해 치료제 활용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국산 먹는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기업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원제약 △대웅제약 △신풍제약 △제넨셀 △일동제약 △엔지켐생명과학 △진원생명과학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아미코젠파마 △뉴지랩테라퓨틱스 등 12곳이다.


현대바이오는 내달 먹는 치료제로 개발 중인 ‘CP-COV03’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CP-COV03의 임상2상 단계에서 2a, 2b 과정을 나누지 않고 임상2상을 통합해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가 현재 대유행 중인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다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최근 실험결과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 같은 임상2상 계획을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근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수행한 효능 및 독성시험에서 CP-COV03는 오미크론에는 다른 코로나19 계열의 바이러스 증식을 50% 억제하는 혈중약물농도(IC50)의 1/4에 IC50을 유지한데 이어 1/3 농도에서는 오미크론 증식을 100%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원제약이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티지페논정’은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서 약물 재창출 방식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대원제약은 최근 사우디 시갈라헬스케어그룹과 코로나 치료제 공동임상 진행을 위한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티지페논정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에 대한 결과가 올해 3분기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사는 임상 2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3상 임상에 공동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과 신풍제약은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만성췌장염 치료제인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에 적용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경증 및 중증 환자 대상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먹는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제넨셀도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로 임상 2·3상에 들어갔다.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개발 중인 일동제약의 먹는 치료제 ‘S-217622’도 2·3상 중이다.


이밖에도 엔지켐생명과학, 진원생명과학,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아미코젠파마 등도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뉴지랩테라퓨틱스는 임상 1상을 종료한 상태다.


“50대 기저질환자까지” 7일부터 적용

<사진=연합뉴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오늘(7일)부터 먹는 치료제의 투약 대상을 확대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이 현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 기저질환 환자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당뇨‧고혈압‧천식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 국내에서 첫 사용된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은 당초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로 제한됐었다. 그러나 사용이 저조해 같은 달 22일 60세 이상이 포함되도록 한차례 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 50대 기저질환자까지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기저질환에는 당뇨병,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 포함된다.


팍스로비드 처방, 한계는

투약 대상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처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까다로운 처방기준과 함께 현장의 적응이 필요한 상황으로 한동안 국내 처방량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아온 팍스로비드의 국내 처방은 기대와 달리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환자는 1275명에 그친다. 세부적으로 재택치료자 961명,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93명, 감염병전담병원 입원환자 221명 등이다. 당초 하루 1000명 이상 투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던 당국의 예상에 한참 못미치는 셈이다.


이런 저조한 성과는 투약대상이 제한되는 데다 도입 초기인만큼 현장의 적응이 더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선 무엇보다도 팍스로비드의 병용금기 약물이 28가지에 달한 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병용 금기는 두 가지 이상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면 약효가 줄거나 생체적 위험을 동반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사용을 금하는 것을 말한다.


식약처가 안내한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약물은 28개다. 이 중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성분은 진통제 ‘페티딘’, 항협심증제 ‘라놀라진’, 항부정맥제 ‘아미오다론’, 항통풍제 ‘콜키신’ 등 총 23개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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