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전기요금 또 동결…‘적자 늪’ 빠진 한전, 손실 확대 불가피

유통·소비재 / 김동현 / 2021-12-20 12:20:59
일반 가정용 요금 현재의 kWh당 88.3원 유지
코로나19 장기화‧물가상승 고려해 인상 유보
원가반영 못하면서 올해 영업손실 규모 5조 육박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한전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1~3월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 4분기와 동일한 kW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지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해 4분기 수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용 고객이 내는 요금은 현재의 kWh당 88.3원(하계 300kWh 이하·기타계절 200kWh 이하 사용 조건)이 유지된다.


이번 요금 동결 배경에 한전 측은 “국제 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조정 요인이 발생해 분기별 조정폭을 적용해 3원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정부가 유보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게 됐다”며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유보 사유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 상승률로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해부터 분기마다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발전 연료비를 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료비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와 기준연료비(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의 차액으로 산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로 결정된다.


당초 전기요금은 한전이 발표하지만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되며 연료비 연동제 도입 당시 정부가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 유보를 결정하면 한전이 이에 따르도록 하는 권한을 뒀다.


한전의 이날 공지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조정단가는 29.1원/kWh이다.


유연탄, LNG, BC유 등의 가격 급등으로 기준연료비(2019년 12월~2020년 11월, 289.07원/kg) 대비 실적연료비가 178.05원/kg 상승한 영향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원가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다는 점이다.


한전은 정부의 유보 권한 발동과 인상 폭 제한에 따른 연료비와 전기요금 간 괴리로 지난 3분기 1조1298억원의 누계 영업적자를 냈다. 현재 한전 내부적으로 예상한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4조3845억원에 달한다.


공기업 부채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만큼 인위적인 요금 동결은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내년에 적용할 기준 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산정하고 있으며 국민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금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동제 유보로 인한 미조정액은 추후 요금 조정시 총괄원가로 반영해 정산된다. 전기요금에는 연료비 연동제 외에도 기후환경요금 등도 반영된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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