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자율 낮추려면 차주 신용상태 점검 후 적극 신청해야” 주문
직장인 "금융당국 전문가 의견 더 경청하길...통일된 신용평가 기준 위해 정부 나서야"
| ▲ 금감원의 '금리인하 요구권' 활성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앞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편집=토요경제> |
금융당국이 최근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해결책으로 은행들에게 '금리인하 요구권' 활성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등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앞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은행들의 순이자이익, 즉 예대마진이 꾸준히 늘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나 기업들의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한 푼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지만, 금융권이 이를 따라주지 않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제도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비난의 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국 직접 개입 어려워 단순 '요식행위'에 그쳐
앞서 지난 16일 금융당국은 금리인하 요구권과 관련해 통일된 통계 산출 기준, 신청요건 표준안을 마련하고 금융권이 반기별로 실적을 공시하도록 주문했다. 또 우수사례 공유, 기록·보관 항목 지정 등을 통해 금융권의 금리 인하 요구제도 관리시스템도 적극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지만, 금리인하 요구권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통해 은행권에 대해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나선 셈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직접 금리 결정 자체에 개입하긴 어렵지만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감원도 지난 22일 대출금리 상승으로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상호금융의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행정 지도를 연장하기로 했다. 법제화 되지 않은 상호금융(농협, 수협, 축협 등)의 ‘금리인하 요구권 운영 절차별 유의 사항’ 행정 지도 기한을 내년 12월10일까지 연장하기로 한것.
하지만 2014년부터 금융당국이 매번 최고 금리 인하의 효과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금융기관 지도에 나서왔음에도, 실제로 은행들이 수용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결국 대출금리는 당국이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인하요권이 단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차주의 신용이 상향될 만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채권 소유 은행에 요청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대출 금리를 인하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로 2019년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일선 시중 금융기관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때 강제할 방법이 없어 그동안 실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은행, 수용률 40% 내외로 저조
이처럼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사실 데이터로 그대로 드러났다.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은행권의 수용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지방은행 포함)이 추산하기를 금리인하 요구권을 신청해 적용에 성공했던 차주는 40%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 5년 간 국내 19개 은행의 금리 인하 요구권에 대한 수용률은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17년 59.3%로 낮아진 후 2018년 40.4%, 2019년 37.7%, 지난해 31.6%로 매년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만 봤을 때 3명 중 2명은 금리인하권 요구 자체가 수용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에서 금리인하 요구권을 통해 금리 인하를 받은 고객 수는 76만명, 이들이 절감한 이자는 1조7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금리인하 요구권의 혜택을 본 대출고객은 총 75만9701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6년 11만5629명, 2017년 9만5903명, 2018년 11만5233명, 2019년 20만7455명, 2020년 22만5481명이다. 올해 상반기 8만5720명을 합치면 5년 반 동안 총 84만5421명이다.
연도별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권 접수 건수는 2016년 11만9361건, 2017년 16만1674건, 2018년 28만5127건, 2019년 54만9609건, 2020년 71만4141건으로 5년간 498.3% 증가했다. 연간 고객이 절감한 이자 금액은 2016년 3647억원, 2017년 3365억원, 2018년 4506억원, 2019년 4083억원, 2020년 1597억원이었다.
금리인하 성공률이 저조한 이유는 시중은행들이 정해 놓은 신용 상승 기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재 금리인하 요구권 시스템은 차주가 국내 신용평가 기업에서 신용도가 오른 것으로 판정 받았어도 채권 소유 은행 기준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면 금리 인하를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만일 시중은행에 금리인하 요구권 사용을 신청한 차주의 신용도가 한 단계 상승했을 경우 여신이자는 0.3~04%까지 떨어지게 된다. 문제는 금리인하 요구권이 신용대출에만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전문가들 "탁상행정...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돼야"
시중은행이 가장 많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 제도를 적용해도 대출금리 변동분이 미미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신용도가 낮아 정책 자금 대출을 받은 차주에게도 적용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30일 김재훈 경제학 박사는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시중은행들이 우대 금리까지 없앤 마당에 금리인하 요구권까지 적용되는 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은행이 대출이자를 0.1%만 낮춰도 이를 다 합산하면 예대 마진 자체가 크게 줄게 된다"고 했고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총량 규제로 차주들은 대출 자체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 금리인하 요구권을 사용하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은 ‘탁상행정’에 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새라(여,26세)씨는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융 당국은 정책을 펼 때 더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실행에 옮겼으면 좋겠다" 며 "이참에 신용평가 회사마다 다른 평가 결과를 내놓는 웃기는 풍경이 이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금융당국이 나서 하나로 통일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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