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금리상승세 예고에 RBC관리 ‘비상’

유통·소비재 / 문혜원 / 2021-11-09 06:00:27
IFRS17 도입 시 저축성보험 리스크 위험부담↑
“자본성 증권 발행을 늘리고 유동성 감소 대응책 필요”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연말을 앞두고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인상이 점쳐지면서 최근 보험사들 사이에 막대한 채권평가 손실 발생 위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금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금을 주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해 금리 상승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면 바로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인해 가계부채가 높은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빚에 대한 이자부담이 더욱 커져 ‘가계소비’를 위축시키고 경제성장도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최근 나왔다.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당장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어도 향후에는 이자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보유채권의 평가손실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을 하락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사 RBC비율은 하락추세에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을 보면 업권별로 생명보험사의 경우 지난 6월말 RBC비율은 0.3%p 내려간 272.9%로 집계됐다. 이 기간 DB생명은 11.0%p 떨어진 161.5%를 기록하며 생명보험회사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하락률이 컸던 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88.0%p 내려간 412.7%를 나타냈다. 주요 생보사 중 맏형인 삼성생명은 0.7%p 상승한 333.1%를 기록했고, 한화생명(202.0%)과 교보생명(285.0%)는 각각 3.0%p, 6.2%p 떨어졌다.


손해보험사의 RBC 비율은 14.2%p 상승한 238.9%로 집계됐다. 주요 손보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35.8%p 상승한 322.4%를 나타냈고, 현대해상(196.9%)과 DB손해보험(211.2%), KB손해보험(178.7%)도 각각 19.3%p, 16.0%p, 15.4%p 올라갔다.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97.0%를 기록해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MG손보는 지난 5월 RBC비율 하락 등 건전성 불안을 이유로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RAAS)에서 4등급을 받았다. 7월에는 금융위원회가 MG손보에 대한 경영개선요구 조치안을 의결한 상태다.


이처럼 중소형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RBC비율 하락하면 향후 새 회계 기준 대비 자본확충에 고민이 따를 수 밖에 없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에서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RBC비율이 낮거나 보유채권의 회계상 분류를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한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가계부채율이 보험사 RBC관리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14배 정도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2개월 선행 PER은 주가를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최근 가계의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었다. 민간신용을 명목GDP로 나눈 민간 신용 레버리지가 올해 1분기 기준 210%를 웃돌았다. RBC비율은 금리가 상승하면 통상 하락한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르면 통상 하락하는 RBC비율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 기업에게 자본성 증권 발행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대비 보험사들은 유동성 감소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앞두고 있는 상황 속에 저금리 장기화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반사효과를 누리던 저축성보험의 경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예·적금 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로 연동돼 외면 받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사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된다. 다만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기에 ‘계륵’ 같은 상품으로 통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 따라 저축성보험 가입율은 확대됐지만 향후 보험사 자본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는 2023년 IFRS17 도입 시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된다. 자본건전성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율의 차이가 1% 이상으로 증가했다. 공시이율은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국고채 및 회사채 등 시장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저축성보험의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자율의 차이는 지난해 1∼5월에 0.8∼0.9%p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0월에 1.0%p, 올해 3월에는 1.2%p까지 늘어났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저축성보험 공시기준이율은 2.1%이고 정기예금이자율은 0.9% 수준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성보험 수요는 변화가 미미하고 변액보험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출 제약으로 해지율이 상승할 수 있다”면서 “운용자산 중 장기 국공채 비중을 확대할 시기이며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도 주의 깊게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 연구위원은 “금융불균형 완화 정책은 적절한 강도와 속도로 추진돼 실물경기 위축을 발생시킬 가능성은 낮다”면서 “그럼에도 보험사는 실물경기 위축이나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도 시나리오화해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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