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ESG 평가 저조…‘E’가 발목? 친환경 속도 올린다

유통·소비재 / 김시우 / 2021-11-05 06:00:51
KCGS가 제시한 ESG 등급 명칭 및 의미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KCGS가 제시한 ESG 등급 명칭 및 의미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국내 다수의 식품업체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름 신경쓰고 있지만 등급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다만 업계는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등 ESG경영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동원F&B, 사조산업, 크라운제과, 하림 등 주요 기업들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모두 B+등급을 받았다.


ESG 등급은 업종별로 환경 경영과 성과 등을 비롯해 근로자, 협력사 및 경쟁사, 지역사회 등 기업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대상과의 소통, 마지막으로 주주권 보호, 지배구조 감사 기능 등을 개별적으로 접근해 평가하는 제도다.


ESG 평가는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총 7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먼저 농심의 경우 사회공헌 항목에서는 A등급을 받았지만 환경과 지배구조 항목에서는 B등급에 그쳤다. 지난 2019년 종합 C등급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게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농심은 식품은 농심, 포장재는 율촌화학, 라면수프는 태경농산 등 자회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율촌화학과 864억원, 태경농산과 1065억원 규모로 거래를 했다.


동원F&B는 사회공헌 항목에서는 A등급을 받았지만 환경과 지배구조는 B등급에 그쳤다. 동원디어푸드, 동원산업 등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조의 경우는 지배구조에서는 A등급을 받았지만 사회공헌에서 B등급, 환경 부문에서 C등급을 받아 종합 등급은 B+등급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지만 최근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감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한 데 따라 등급이 크게 올랐다.


크라운제과는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에서 B+등급, 환경에서는 C등급에 그쳤다. 하림은 사회 항목에서 A등급을 받았지만 지배구조에서 B+등급, 환경 부문에서 B등급을 받았다.


많은 업체가 관행 개선으로 이전에 비해 오른 성적을 받았지만 여전히 아쉬운 평가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다만 모든 업체가 저조한 ESG 성적을 받은 것은 아니다. 풀무원은 A+로 업계 최고 성적을 받았고 대상,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등도 A등급을 받으며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친환경 속도 올린다…ESG경영 위한 발걸음 ‘진행형’

ESG 가운데서도 기업들이 가장 취약함을 드러냈던 부문은 ‘E(환경)’이었다. 실제 지난해 ESG 평가에서 사회 부문은 D등급 5개사를 기록했지만 환경 부문 D등급을 받은 기업은 총 202개사였다.


그러나 올해는 환경 부문 등급이 상승한 업체들이 다수 보였다. A등급은 지난해 58개사에서 116개사, B+등급 또한 101개사에서 114개사로 늘어났다.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친환경 정책을 펼치면서 등급이 상승한 것이다.


식품업계는 제품 라벨을 최소화, 패키지를 친환경 자재로 바꾸는 움직임을 최근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동서식품은 국내 최초로 컵 커피 제품군에 종이 빨대를 도입한다. 동서식품은 이달 말부터 생산되는 스타벅스 컵 커피 제품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빨대를 도입한다.


폴리에스테르(PE) 등 합성수지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가능하다. 종이 빨대 도입을 통해 연간 약 36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는 맥심 티오피 컵 커피 제품에도 종이 빨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코카-콜라사는 컨투어병 디자인을 적용한 무라벨 페트 제품,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한다.


라벨을 제거함으로써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고 음용 후 따로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 소비자의 분리배출 편의성을 높였다.


아워홈은 구내식당 테이크아웃 코너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포장용기와 커트러리(수저, 포크, 나이프등)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키로 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여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하기 위한 행보다.


아워홈은 기존 플라스틱 뚜껑을 사용했던 샐러드 제품과 면·밥 도시락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 펄프 용기로 교체키로 했다. 새로 도입한 펄프 용기는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하지 않아 분리수거가 쉽고 재활용이 가능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제 어느 분야의 기업에서도 ESG는 빼놓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됐다”며 “현재 ESG경영을 도입하고 확대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등급이 상승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시우 ks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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