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공공기관 황금낙하산 명분됐나

유통·소비재 / 김경탁 / 2021-10-20 11:56:54
한전·도공 등 공공기관 자회사 39곳, 본사 출신에 고액 연봉 지급
전력량 검침, 청소·경비 수행하는 한전 자회사 3곳 성과급만 1억 넘어
표=장혜영 의원실<표=장혜영 의원실>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등 51개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설립한 자회사 58곳 중 68%인 39곳이 모회사 출신 임직원을 자회사로 보내 고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자회사의 주업무는 청소·경비·시설관리가 대부분으로 민간 용역에 의해 간접고용하던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설립된 회사들인데, 본사 퇴직자의 처우가 훨씬 더 개선된 모양새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이들 51개 공공기관에서 제출받은 자회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 보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지급받는 대표이사·상임이사는 최소 34명 이상으로 확인됐다. 자회사 58개 중 82% 가량인 48개 자회사의 대표이사 등은 모기업 인사 출신이다.


대표이사 또는 상임이사 등 고위 임원에 대한 보수 지급 유형은 ①모기업 파견 인사에 대해 모기업이 지급하거나(8개) ②자회사에서 기본급만 지급하는 경우(11개) ③ 자회사에서 기본급과 성과급을 제공하는 유형(39개)으로 나뉘었다.


자회사에서 기본급만 지급하는 경우 평균 지급액은 8777만원이었고 기본급과 성과급을 모두 지급하는 경우에는 기본급 평균 지급액은 8836만원, 성과급은 4977만원이었다.


조사대상중 기본급과 성과급 총액이 2억원을 넘는 곳은 모두 한전 자회사였다. 검침업무를 하는 한전MCS가 기본급 1억1800만원에 성과급 1억500만원을 받아 총 2억2300만원을 기록하였고, 한전의 청소・경비 업무를 맡은 한전FMS도 총 연봉이 2억원을 넘었다.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 업무를 맡은 한국도로공사서비스의 경우 기본급만 1억 5500만원을 지급했다.


장혜영 의원은 “공공부분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자회사 설립은 실질적 사용자는 모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00% 출자한 자회사를 내세운 기만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들의 자회사 설립 이유는 그동안 간접고용됐던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안정성 보장인데, 자회사의 성과를 소속 청소·경비 등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는 제대로 쓰지 않으면서 모회사 출신 임원에게 고액 연봉과 성과급을 주는 것은 목적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공기관 운영을 감독하는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자회사의 임원에 대한 고액 연봉 지급에 대해 법령상 감독 권한과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장 의원 측은 전했다.


이에 장 의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실태에 대해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고 있지만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결국 모회사의 낙하산 자리만 늘리게 되는 작금의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크게 직접고용과 비영리법인 또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채용으로 추진됐다. 특히 직접고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고용안정성과 처우 개선에 유리한 비영리법인을 통한 정규직이 권고됐다.


그러나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 등 일부만 비영리법인을 세웠을 뿐 시장형 공기업 등은 대부분 자회사를 세웠다.


 

토요경제 / 김경탁 기자 kkt@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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