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中에 가스공급 중단 왜?

국제 / 김태관 / 2022-09-22 23:52:49
가스프롬, 가스관 점검이유로 22~29일까지 대 중국 가스공급 중단
중국·러시아 갈등설...'시진핑', 전쟁 장기화에 '우려' 표현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집중투자하는 중국 견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중국에 가스공급을 돌연 중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가스프롬이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의 예정된 점검작업을 위해 22~29일까지 일주일간 중국에 가스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스프롬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로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과의 계약에 따라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정기 점검을 진행한다.

러시아 측은 이번 가스공급 중단이 일상적인 점검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양국 사이에 벌어졌던 긴장감이 영향을 끼쳤을 거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8월 31일부터 사흘간 점검을 위해 독일로 연결되는 ‘노드스트림-1′의 가스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런데 가스프롬 측은 점검 완료 하루 전날인 지난달 2일 갑자기 누출을 발견했다며 가스공급을 무기한 중단했다.

명분은 ’가스관 점검‘이었지만, 러시아는 이후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도 같은 이유를 내세워 압박을 가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후 지난달부터 지난 3일까지 ’배관 점검‘을 이유로 가스공급을 무기한 중단하며 이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에는 공급을 이어가며 전쟁자금을 조달해 왔다.

그런 러시아가 중국에 가스공급을 중단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불거진 시진핑-푸틴 갈등설이다.

이날 시진핑 중국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에게 이례적으로 ’우려‘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시진핑은 ’푸틴의 친구‘로 불릴 만큼 든든한 우군이었던 데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연이어 패퇴하고 있던 터라 푸틴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은 즉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시 주석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으나 시 주석의 껄끄러운 발언을 직접 소개하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이날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긴 했으나 시 주석은 귀국 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강화된 서방의 제재를 반대한다는 언급도 하지 않는 등 기존과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 주석은 변덕스럽고 타협적이지 않으며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비위를 맞추는 데 열심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나, 푸틴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라고 거들었다.

다음으로 중국이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 손을 뻗치려는 시도에 대한 반발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중국인들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국가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신장 출신의 한족들이 경제교류의 첨병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들은 베이징이나 상하이보다 신장의 우루무치를 유행의 중심지로 여길 만큼 중앙아시아와 친숙하다.

더구나 중앙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중국인들은 ’국익‘에 철저하면서도 ’공자학원‘을 통해 친중파를 집중 양성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중앙아시아에는 기존 러시아산 제품 대신 중국산 제품들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위상이 러시아를 넘어섰다는 시각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러시아의 대중국 가스공급 중단은 러시아 가스 덕에 특수를 누리는 중국이 정작 정치적·군사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의 석유와 석유제품, 가스, 석탄 등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액은 83억달러(약 11조5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천연가스 수출 판로가 줄어들자 중국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고 중국은 수입량을 대폭 늘려 이를 재판매해 수익을 거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월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액은 23억9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증가했다”며 “중국은 이를 스페인·프랑스 등 유럽에 1억6400만달러를, 한국·일본·태국에도 2억8400만달러 어치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가 마지막 우방인 중국에까지 등을 돌릴 수는 없을 거라는 점에서 이번 대중국 가스공급 중단은 중국 길들이기 차원에서 끝날 것이란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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