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 역사 그 자체, 감각 탁월한 M&A의 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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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김정주 창업주가 최근 갑작스럽게 사망, 업계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미국의 월트디즈니를 능가하는 엔터테인먼트 왕국 건설을 꿈 꾸던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게임계 큰 별의 타계 소식에 국내는 물론 세계 게임업계가 큰 충격에 휩싸여있다.
넥슨을 빼고 대한민국 게임산업, 게임업계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다. 넥슨의 위상은 세계적이다. 이런 상황에 넥슨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이자 총사령관이 5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으니 충격파는 여간 크지 않을 수 없다.
김 창업주의 54년 인생의 대부분은 게임과 접점이 닿아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박사 과정을 밟던 중 게임산업의 밝은미래를 예견한 그는 1994년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을 전격 창업했다.
KAIST 박사 과정을 포기할 만큼 그의 게임사업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다. 결과는 적중했다. 게임산업은 고성장을 거듭하며 그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안겨줬다. 덕분에 김 창업주는 창업 30년도 안돼 현재 넥슨을 일본 닌텐도, 미국 블리자드 등과 자웅을 겨룰만한 세계적인 게임업체 반열에 올려놓았다.
대한민국 게임역사 그 자체
세계적인 게임명가임을 공식 선언이라도 하듯 넥슨은 2011년 도쿄증시에 성공리에 직상장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무려 20조원을 넘나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김 창업주는 그 자신은 원치 않았지만 국내외 부자랭킹에서 수 많은 국내 대그룹 총수들을 제치며 가장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각인됐다.
사실 넥슨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게임, 즉 'K-게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산 PC게임과 일본산 콘솔게임이 판치던 국내 게임시장에 MMORPG란 온라인게임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게임 판을 뒤집어 놓았다.
여러명이 동시에 한 게임에 접속, 즐기는 MMORPG는 지금이야 '보통명사'가 됐지만, 당시엔 용어조차 생소했던 분야다. 김 창업주가 게임 스타개발자 중 한명인 송재경과 개발해 내놓은 '바람의 나라'는 공개하자마자 게임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RPG '바람의 나라'는 혼자 즐기는 솔로플레이를 여럿이 같이 즐기는 멀티플레이로 개념을 바꾼 게임이다. 이에 따라 넥슨은 한국 게임산업은 물론 글로벌 게임산업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게임명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넥슨이 만든 게임은 이처럼 늘 트렌드가 됐다. 늘 화제의 중심에 섰다. 캐주얼 레이싱게임 최고봉 '카트라이더'가 그랬고, 횡스크롤 캐주얼 MMORPG 스테디셀러 '메이플스토리'가 그랬다.
넥슨의 성공은 엔씨소프트, 웹젠, 한게임, 넷마블 등 많은 후발 온라인게임업체의 출현을 불렀고, 이 덕분에 게임은 콘텐츠 산업을 대표하는 어엿한 문화산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대한민국을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견인하는데 크게 일조한 대표적인 인물이 김정주 넥슨 창업주란 얘기다.
감각 탁월한 M&A의 귀재
김정주 창업주가 특히 돋보였던 분야는 누구도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탁월한 M&A 감각이다. 미래가치를 간파한 감각적인 그만의 배팅으로 넥슨의 위상을 계속 높였다. 엔씨소프트, 웹젠, 액토즈소프트 등 1세대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상장과 함께 자본력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개발에 집중했던 반면, 넥슨은 M&A로 방향을 틀어 성공한 케이스다.
지금은 넥슨의 핵심 캐시카우이자 글로벌 히트게임으로 자리잡은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과 한때 국내 온라인 슈팅게임의 대명사였던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를 전격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게임업계에선 넥슨이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과도하게 평가했다는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사뭇 달랐다.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에게 지금까지 10조원이 넘는 수익을 안겨다 줬으며, '서든어택' 역시 넥슨의 대표 IP로 자리매김했다.
김 창업주는 이후 지주회사인 NXC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과 개발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M&A의 귀재로 불렸다. PC, 콘솔, 모바일, 아케이드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진정한 게임강국을 실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신기술, 신사업을 총망라한 신세대 그룹을 지향한 것이다.
넥슨그룹 행보에 관심 집중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김 창업주는 생전에 은둔의 경영인으로 불렸을 만큼 업계와의 소통과 협력에 매우 인색했다는 사실이다. 대외 활동을 안 하기로 유명한 김 창업주는 일찌감치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 경영을 맡기고 그 자신은 자유로이 움직이며 신규사업 구상에 몰두했다.
넥슨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은 오래전의 일이며, 넥슨의 조부회사이자 지주회사격인 NXC의 대표를 맡다가 그 마저 맡지 않고 있었다. 휴일에 그가 회사를 방문하자 그가 누구인지 몰랐던 경비가 제재 했던 일화는 지금도 회자한다. 그만큼 외부는 커녕 내부에서도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던 게 바로 그였다.
경쟁 인터넷, 게임업체 오너들이 선호하는 '의장' 직책도 그는 끝내 거부했다. NXC이사가 그의 생전 마지막 직함이다. 그만큼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경영방식은 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 특유의 미래사업을 보는 안목과 사업을 키워나가는 수완 만큼은 어느 회장, 어느 의장 부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제 관심은 넥슨의 지배구조와 경영시스템의 변화에 몰려있다. 일단 지배구조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미망인인 유정현 NXC 2대주주가 상속분을 포함해 안정적인 지분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넥슨그룹은 NXC가 일본 넥슨을, 일본 넥슨이 한국넥슨을 지배하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김 창업주의 작고로 경영시스템에는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넥슨의 행보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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