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 투척·래커칠 ‘보복 대행’ 조직…‘배민’과 기관서 ‘개인정보’ 빼냈나

정치·사회 / 양지욱 / 2026-04-06 23:06:48
배달의민족 외주협력사 위장 취업 후 정보 이력 빼돌려…그 대가로 수천만원 수수
기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돼 범행에 활용된 흔적 포착…과거 ‘박사방’ 사건과 유사

돈을 받고 타인의 주거지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거나 래커칠을 하는 이른바 ‘보복 대행’ 조직이 대거 적발된 가운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외 다른 경로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 배달의민족 외주사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고객 정보를 빼돌려 사적 보복 범죄에 악용한 일당의 총책 정모씨가 지난 3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경찰과 언론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배민 이외의 기관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돼 범행에 활용된 흔적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넓히고 있다. 

 

실제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민 회원이 아닌 인물들의 주소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특히 이 조직에 정보를 넘긴 배민 외주 협력사 소속 상담사는 위장 취업을 통해 고객 정보를 빼돌리고, 그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해당 조직이 보이스피싱 피해금과 관련된 ‘통장 협박’ 피해자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범행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계좌 지급정지 이후 돈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보복을 의뢰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접수된 보복 대행 사건은 총 53건이며, 이 가운데 45건에 연루된 일당 40명이 검거됐다. 다만 현재까지 검거된 인원은 대부분 실제 범행을 수행한 하위 조직원에 그치고, 총책이나 윗선, 의뢰자는 아직 수사망에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간담회에서 “운영자와 공범, 정보 제공책, 실행자 등 4명을 구속 송치했다”며 “향후 의뢰자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뢰자 역시 공범 또는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범죄단체 조직 혐의 적용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청장은 “상당한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는 만큼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천경찰서에 전담팀을 구성하고, 텔레그램 기반 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사이버수사 인력도 투입했다.

경찰은 텔레그램을 활용한 범죄 수사에 대해 “과거 ‘박사방’ 사건처럼 플랫폼 협조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다”며 “결국 범행은 드러나게 돼 있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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