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유럽 가스배관 손상, 에너지 무기화 본격 시작?···핵전쟁 우려도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09-28 22:41:18
발트해 가스관 3개 동시 폭발…고의적 파괴 가능성 커
EU와 공동 조사 협조 시사…의혹 정면 돌파로 유럽에 책임 전가
방사능 오염 대비 요오드 대량 구매... 핵무기 사용 가능성↑
▲ 지난 27일(현지시각) 발트해 노르트스트림-2에서 천연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러시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발생한 러-유럽 천연가스관 폭발의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가 같은 날 핵전쟁의 필수품인 요오드를 대량 구매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다.

이날 로이터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 3개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노르트스트림'은 이날 “3개 가스관이 동시에 망가진 경우는 없었다”며 단순 가스 누출 사고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스웨덴 '국립지진네트워크'도 “누출 발견 직전 해당 지역에서 두 차례나 대량의 에너지가 방출됐다”며 “이런 규모의 에너지 방출 원인은 폭발 외에 없다”고 일갈했다.

물론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아직은 ‘폭발 추정’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러시아가 ‘가스 누출’을 이유로 유럽과 중국 등으로 연결된 가스관을 잠그는 등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러시아에 의한 폭발’일 거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서방국들은 이를 ‘파괴 공작’으로 여기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당국은 러시아의 의도적 행위라고 판단한다”고 밝혔으며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번 일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라고 규정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한 단계 더 고조된 것”이라고 규정했으며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이번 누출은 러시아에 의한 테러 공격이자 유럽연합(EU)에 대한 침략 행위”라고 톤을 높였다.

특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가동 중인 유럽 에너지 기간 시설을 어떤 방식으로든 고의로 훼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가장 강력한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러시아는 유럽 각국의 시각에 반발하며 화살을 오히려 유럽으로 돌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누출이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탓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이는 전체 대륙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로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차피 최근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잇따라 중단한 상황에서 이번 폭발로 인한 가스 수급량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 하에 갈등의 책임을 유럽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번 사고에 대한 EU와의 공동 조사 가능성’에 대해 "받아들이겠다"며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폭발로 가스관 내 대량의 압축 가스가 해상으로 분출되면서 환경 피해 우려는 남아있다.

같은 날 ‘더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요오드를 500만 루브에 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요오드 동위원소 성분은 미리 복용하면 핵폭발 시 발생하는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샘에 쌓이지 않은 채로 체외로 배출하는 효과를 낸다.


러시아는 2020년 12월과 지난해 3월에도 요오드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구매 결정은 푸틴 대통령이 핵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연일 고전하자 지난 21일 동원령을 선포한 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푸틴이 언제든 핵 버튼을 누를 준비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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