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이 유럽 방위 자립 가속”…나토 전문가 분석

기업분석 / 최성호 / 2026-01-25 21:47:49
EU, 1천500억유로 무기 공동구매 기금 추진…그린란드 갈등이 동맹 재편 촉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에 대한 안보 공약을 반복적으로 압박하면서, 오히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과 방위력 증강을 가속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리비에 쉬외르 전 나토 프랑스 대표부 외교 고문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가장 강력하게 밀어준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라고 평가했다. 

 

쉬외르 전 고문은 “트럼프는 첫 임기 때부터 유럽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유럽 내 미군 존재를 축소했으며, 정상회담에서 회원국 지도자들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며 “이로 인해 유럽의 국방비 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서도 나토 유럽 회원국들이 미국의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쉬외르 전 고문은 “이 같은 노골적인 압박이 오히려 유럽의 집단적 대응을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최대 1천500억 유로(약 234조원) 규모의 무기 공동구매 대출기금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8∼2034년 방위·우주 분야에 1천310억 유로(약 225조원)를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도 본격화되고 있다. 쉬외르 전 고문은 이러한 변화가 “불과 1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커진 점도 나토 동맹 구조를 변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쉬외르 전 고문은 “그린란드 문제는 나토 동맹을 점차 ‘유럽화’하는 방향으로 변모시키는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나토는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조직인데, 이번 사안은 ‘미국이 언제나 유럽을 방어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영국·독일이 미국 압박에 맞서 덴마크를 지지하고 나선 점을 언급하며 “나토는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역할과 권력 구조를 재정립하는 ‘인지적 재구성’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이 그린란드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것은 “동맹의 전략적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며 “나토의 핵심 기여국이자 창립국인 미국이 다른 회원국들과 대립할 경우 러시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린란드 위기가 북대서양 지역에서 미국과 유럽의 군사력 증강을 동시에 촉진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와는 배치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3일 “북극 국가들뿐 아니라 여러 국가가 북극 지역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수십 년간 북극 탐사를 선도해온 러시아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경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존에 없던 핵 추진 쇄빙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쇄빙선 함대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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