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 늘려도 韓 투자는 더 키운다”…삼성·SK·현대차·LG, 정부에 ‘국내 투자 확약’

정치·사회 / 최성호 / 2025-11-16 20:26:12
관세협상 후속 민관회의서 총수들 총출동…이재용 “450조 국내투자·6만명 채용” 정조준
▲용산서 열린 '조인트 팩트시트'/사진=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재계 총수들이 대통령실에 모여 “미국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일제히 공개했다. 대미 투자 집중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자리로 평가된다.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민관 합동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이후 관세 인하 효과와 향후 국내 산업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조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미 투자가 늘어나면 국내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국내 투자에 더 마음을 써달라”고 요청했고 지방 투자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재계 총수들은 앞다퉈 국내 투자 확대 계획을 제시하며 우려 불식을 위해 직접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산업투자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런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향후 5년간 총 45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매년 6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자료

 

SK의 최태원 회장은 “당초 2028년까지 128조원 국내 투자를 계획했지만 앞으로 투자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만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년 8000명 이상 채용해왔으며 2025년까지 1만4000~2만명 수준의 고용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관세 인하로 최대 수혜를 보게 된 기업 중 하나다. 그는 “향후 5년간 매년 25조원씩 총 125조원의 국내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며 “올해 7200명을 채용했는데 내년에는 1만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을 언급하며 “2030년까지 국내 차량 수출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도 “앞으로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산·조선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한화와 HD현대도 각각 11조원, 15조원의 국내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5000억원 규모인 스타트업 펀드를 1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두 가지 목적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째는 대규모 미국 투자가 국내 투자 위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다. 

 

둘째는 관세협상에서 한국이 받게 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장기간 협상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해 재계가 ‘정책 연대’ 의지를 보여줬다는 풀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회의 직후 즉각 125조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중장기 국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 인하로 미국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지만 동시에 국내 생산을 줄이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며 “기술·고용·투자를 한국이라는 본거지에서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시장에 동시에 전달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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