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달러' 위세 앞에 환율 1400원마저 뚫을 기세...증시는 일제히 급락

체크Focus / 조은미 / 2022-09-07 20:13:22
강달러 현상 가속화로 장중 1388원 돌파, 1400원대 눈앞...코스피·코스닥은 1%대 폭락 장세

 

▲ 환율이 1400원을 위협하며 폭등하자 증시가 급락장세를 연출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강달러가 갈수록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킹달러'다. 달러의 파워 앞에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환율은 당장이라도 1400원대를 뚫을 기세다.


원달러 환율은 7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했다. 장중 1388.4원까지 치솟았다.


외환시장에선 1400원대 환율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지선이 슬그머니 1450원대로 늘어났다. 도무지 예측불허의 강달러 현상과 환율 급등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안갯속이다.


한국은행은 7일 최근 원화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르게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오후 2시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외환시장 쏠림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은만큼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치솟는 환율에 대한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 낙관적이라는데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다시한번 외환보유고를 내세우며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세계 9위 수준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얼마 전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외환시장 변동성 충격을 흡수할 만큼 충분하다는 공식적 판단도 내린만큼 걱정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판단은 다르다. 강달러의 추세가 예사롭지 않아 환율이 외환위기를 방불케할만큼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증시가 몰락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환율이 1400원대를 위협한 달러의 폭주 앞에 7일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1%대 이상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 전체가 휘청거린 하루였다.


코스피는 강달러에 따른 외국인의 현물·선물 매도세에 전날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400을 하회한 것은 7월22일(2393.14)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938억원, 2264억원을 순매도했다. 6872억원을 순매수한 개인마저 순매도했다면 코스피 지수는 더욱 크게 떨어졌을 상황이다.


달러 급등세가 계속되자 외국인은 8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장중 선물 순매도도 큰 폭으로 늘렸다. 코스피200지수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601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1.27포인트(1.45%) 내린 768.1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510억원, 기관이 48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홀로 967억원을 순매수했다.


증시의 급락과 달리 채권시장의 호조세는 이날에도 계속됐다.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주식에 비해 상대적 안전 자산인 특성상 앞으로도 상당기간 '주식 약세, 채권 강세'의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8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736%로 2.4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 1.7bp, 2.1bp 상승해 연 3.753%, 연 3.679%에 마감했다.


이제 국민적 관심사는 금융 시장의 뒤흔들고 있는 환율의 고점이 과연 어디일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구두 개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는 언제쯤 시장에 개입할 지도 관심사다.


최근 상황을 종합해보면 환율의 추세는 하락 요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상승 요인은 차고 넘치는 반면, 환율을 떨어트릴 재료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1450원대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중국 위안화와 유럽연합(EU)의 유로화 약세가 달러를 더욱 밀어 올리는 데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었다는 지표까지 발표된 실정이어서 원화가치 하락 속도는 쉽게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슈퍼파워를 내고 있는 강달러 현상을 진정시킬만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한 환율의 급등세는 쉽게 가라앉기 힘들 것같다"며 "정부가 실질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고환율에 제동을 걸어야할 상황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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