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SK, 청주에 대규모 반도체공장...'최태원의 배팅' 또 통할까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09-06 19:23:19
3년후 호황기 대비 15조 투입, 'M15X' 조기 착공
삼성 추격과 메모리경쟁력 강화 차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거점중 하나인 청주공장 전경. 하이닉스는 인근에 대규모 공장 신축을 추진중이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수요가 부진해지자 재고는 늘어나고 공급단가가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반도체가 긴 '혹한기'에 진입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는다.


업황이 이렇게 안 좋으면 대개 투자를 꺼린다. 진행하던 투자도 연기하기 일쑤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보수적인 경영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하이닉스)는 역발상으로 선택했다. 불황 때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과감한 선택을 내린 것이다. 반도체 시장이 그야말로 안개 속인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 하이닉스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이닉스 측은 이에 대해 투자는 10년 이후를 내다 보고 하는 것인 데 당장에 시장 상황이 불안하다고 투자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과거에 반도체 불황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덕분에 본격적인 시장 회복기에 많은 과실을 얻었던 경험을 다시 실천에 옮긴 셈이다.


하이닉스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충북 청주에 대규모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립한다고 6일 발표했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들의 잇단 부정적 전망에도 아랑곳없이 공격적 투자에 나서겠다고 대외에 천명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특히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기존에 확보한 부지에 M15의 확장팹(생산공장)인 M15X를 예정보다 앞당겨 다음달에 착공하기로 했다. 기왕에 투자하기로 한 것 완공 시점을 앞당겨 공급 능력을 대폭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닉스는 공급 능력 확충을 위해 청주 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내 약 6만㎡의 부지에 M15X 건설 공사에 곧바로 착수해 2025년 초에 완공한다는 목표다. 하이닉스는 향후 5년에 걸쳐 M15X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총 15조원을 배팅하기로 했다.


M15X는 복층 구조로 기존의 청주 M11, 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하이닉스는 인근 M17 신규 공장에 대해서도 지난 6월 이사회에서 보류를 결정했지만, 추후에 반도체 시황 등 경영 환경을 고려해 착공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세계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 하이닉스가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 속에서도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시장의 사이클을 감안하면, M15X공장이 돌아갈 즈음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반도체 전문가들은 메모리 업황의 변동 주기가 짧아지는 추세여서 늦어도 2024년부터는 업황이 서서히 회복되고 2025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2025년경 반도체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기에 맞춰 메모리 공급 능력을 늘리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M15X와 M17 건설을 함께 검토해왔다. 그리고 1차로 M15X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특히 M15X보다 규모가 훨씬 큰 M17 건설을 하려면 부지 조성부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생산 설비 등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고 보고, 이미 부지 조성이 된 데다가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M15X를 먼저 건립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라이벌 삼성전자의 최근 분위기를 고려한 결단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삼성은 최근 파운더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하이닉스로선 삼성이 비메모리 사업에 치중하고 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드는 지금이 공격적 투자를 통해 삼성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법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이닉스는 메모리 부문의 가장 주력 아이템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문에서 삼성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비약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며 삼성을 맹추격하고 있다.


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로 인해 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며, M15X 착공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래 호황기에 대비해 불황 때 투자를 결정한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배팅이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SK그룹이 그룹의 핵심 아이템인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선택한 이번 투자가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사뭇 궁금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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