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가산금리 0.61%p 인상…우대금리도 축소
금감원, 금리 결정 과정 공개 추진…법 개정 실효성 주목
| ▲ Ai 생성이미지 [토요경제] |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 논란이 과거 입법 과정에서 삭제된 금리 산정내역 공시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은행이 부담해야 할 법정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실제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23일 금융위원회 자료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논란의 핵심은 은행법의 규제 범위와 금리 산정의 투명성에 있다.
지난 2024년 6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에는 가산금리 구성항목과 산정내역의 공시 의무가 포함됐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재발의 과정에서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 은행권이 영업기밀 노출과 경영 자율성 침해 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202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은행법은 법정비용의 대출금리 반영 제한과 은행의 자체점검 의무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법에 따라 은행은 법정비용 반영 금지 준수 여부를 연 2회 이상 점검하고 관련 기록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가산금리를 구성하는 개별 비용과 목표이익률 등의 산정내역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의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병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김태한)의 대표 대출상품 가산금리는 지난 6월 3.06%에서 8월 3.67%로 0.6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대금리 할인 폭도 줄었다. 민 의원은 두 항목의 조정으로 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를 차감한 금리 수준이 약 1.1%포인트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제주은행(이희수)도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대금리 혜택을 축소했다. 케이뱅크(최우형)는 비교 대상 상품에 우대금리 할인 항목이 없는 가운데 가산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금리 조정만으로 은행법 위반이나 법정비용의 우회 전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가산금리에는 신용위험과 업무원가, 자본비용, 목표이익률 등이 반영된다. 은행별 조달 여건과 대출상품의 특성도 다르다.
문제는 법정비용을 제외한 효과와 다른 금리 항목의 조정 효과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개정 은행법은 지급준비금과 예금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의 대출금리 반영을 전면 금지했다.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금 출연금은 보증부대출의 경우 50% 이상, 비보증부대출은 전액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교육세율 인상분도 제외 대상이다.
특히 지급준비금과 예금보험료는 이미 2023년 1월부터 모든 은행이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법 개정의 실질적인 효과를 판단하려면 새롭게 제외된 비용과 은행이 조정한 다른 금리 항목을 구분해야 한다.
현행 은행연합회 비교공시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을 구분해 보여준다. 그러나 은행이 가산금리 내부의 업무원가나 목표이익률을 얼마나 조정했는지까지 소비자가 확인하기는 어렵다.
민 의원이 은행들의 목표수익률 조정을 문제 삼으며 금융당국의 특별점검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감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실제 금리 조정 현황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리 결정 과정의 공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원장은 "공시를 포함한 소비자 선택권 강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소비자영향평가와 포용금융 평가를 통한 유인책과 불이익 부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시 범위와 시행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리 산정내역 공개는 은행의 영업기밀과 경영 자율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은행이 법정비용을 실제로 얼마나 제외했고, 다른 비용이나 목표이익률을 어떤 근거로 조정했는지 확인하지 못한다면 법 개정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번 논란은 가산금리 인상의 적정성을 넘어 은행법의 실효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2024년 입법 과정에서 빠졌던 금리 산정내역 공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은행법은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의 대출금리 반영을 제한했다. 이제 금융당국은 이 규제가 실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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