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産 LNG 빅바이어 EU, '탈러시아' 속 수입 눈덩이

국제 / 김태관 / 2023-08-31 18:50:31
PNG 수입 막히자 LNG수입 급증세...올 1~7월 40% 이상 늘어
스페인·벨기에, '관문' 역할..."푸틴에 돈 쏟아부어" 비판

'탈 러시아'와 가스난은 별개인 걸까. 올들어 유럽연합(EU)이 가스 강국 러시아의 최고 빅바이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EU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한 것과 달리, 천연가스(PNG)의 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LNG 수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대란을 겪은 EU 회원국들이 경제회복과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 부득이하게 러시아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EU국가들이 러시아산 LNG의 빅바이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러시아의 LNG운반선. <사진=연합뉴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올해 EU의 러시아산 LNG 수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진영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회원국들이 올 1월부터 7월까지 수입한 러시아산 LNG 규모는 2200만㎥에 달한다. 이는 러-우 전쟁 이전인 2021년 같은 기간(1500만㎥)에 비해 무려 47% 가량 늘어난 것이다.


EU는 러시아로부터 가스 수입량도 크게 늘어났지만, 러시아의 가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막대하다. 원자재 물류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EU회원국들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국제 가스시장에서 러시아산 LNG의 무려 절반 이상을 구매했다. 


EU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LNG에서 PNG로 바뀌면서 스페인과 벨기에가 핵심 관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페인과 벨기에는 중국에 이어 2, 3위의 러시아산 LNG수입국으로 떠올랐다.


벨기에 정부 자료에 따르면 벨기에 항구들은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18개 유럽 국가의 LNG 공급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전체 가스 소비의 2.8%만 러시아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조치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독일과 폴란드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된 PNG공급을 중단하고 스페인과 벨기에를 통한 LNG 우회수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EU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제재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놓인 러시아의 사실상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 경제와 전쟁비용을 커버하는 주 수익원이 가스, 원유 등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반부패 단체인 글로벌위트니스는 "EU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를 사는 것은 러시아산 석유를 사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자금을 대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위트니스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유럽 국가들이 전쟁을 비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머니에 돈을 넣고 있다"며 "EU국가들이 전쟁과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러시아산 LNG 수입을 금지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EU 내에서는 현재 러시아산 PNG 공급은 사실상 막혀있지만, 서방진영의 제재 대상이 아닌 LNG의 경우 러시아산 수입이 오히려 크게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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