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회복에도 롯데百이 점포를 줄이는 이유…‘점포 양극화’의 그늘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5-12-26 15:00:48
백화점 매출 양극화 심화, 핵심점포 쏠림…점포별 희비 엇갈려
매출 회복 속 ‘선택과 집중’ 가속, 핵심점포 의존 구조 부담
롯데백화점 분당점 내년 3월 폐점 확정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소비심리 회복으로 백화점 매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은 최근 분당점 폐점을 결정했다. 업황 회복과 점포 축소라는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사진=롯데쇼핑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따르면 11월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오프라인 가운데서는 백화점 매출이 12.3% 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112.4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겨울 패션과 해외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백화점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실적 회복이 전 점포로 고르게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 

 

26일 롯데쇼핑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2조3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행상 거래액의 약 20%를 판매수수료로 받는 구조를 감안하면 연간 총 거래액은 14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해 총 거래액이 13조원 후반 수준이었던 만큼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간 13조원을 웃도는 거래 규모에도 불구하고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긴 점포는 잠실·명동점·부산본점 등 3곳에 그쳤다. 실적 회복의 온기가 일부 핵심 점포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거래액 하위권 점포는 폐점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3월 말 영업 종료를 끝으로 분당 점포를 폐점할 계획이다. 마산점은 지난해 6월 이미 영업을 종료했다. 일각에서는 일산점과 센텀시티점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주요 백화점 매출 하위권 점포 상당수가 롯데백화점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매출이 늘어도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포는 회복 국면에서도 버티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점포 축소는 소비 부진보다는 구조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구 감소와 이커머스 확산으로 중소형 상권의 집객력이 약화된 데다, 명품과 체험 콘텐츠를 갖춘 대형 점포로 고소비 수요가 쏠리는 ‘점포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롯데 분당점의 소비력이 더현대판교로 이동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점포와 중·소형 점포 간 매출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형 점포는 압도적인 규모를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과 팝업스토어 등 콘텐츠를 꾸준히 유치하면서 고객 유입과 매출이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중·소형 점포는 명품이나 트렌디한 브랜드 유치에 한계가 있어 고객 발길이 줄고, 이는 다시 콘텐츠 유치에도 영향을 미치며 대형 점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앞으로는 지속적인 공간 혁신과 콘텐츠 개발을 통해 방문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현석 체제, ‘선택과 집중’ 전략 가속?

여기에 최근 선임된 정현석 대표의 경영 기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과거 유니클로 운영사 FRL코리아를 이끌며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고효율 점포에 자원을 집중해 실적을 회복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롯데백화점 점포 정리와 맞물리고 있다고 본다.

내년 3월 분당점 폐점 이후 이어질 롯데백화점의 행보는 핵심 점포 중심의 ‘선택과 집중’ 기조로 전망된다. 명동점과 잠실점 등 주요 점포에 대한 리뉴얼과 투자 계획이 병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거점에 역량을 모으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 회복은 일부 핵심 점포에 국한된 현상”이라며 “롯데의 점포 정리는 업황과 무관하게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선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사진=롯데쇼핑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