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죽음의 이주화 끊어야”…고 아웅민우씨 배·보상과 원청 책임 촉구
김영식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일 KTX 선로 신설 공사 현장에서 숨진 미얀마 이주노동자 고(故) 아웅민우씨의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사과했다. 사고 이후 현장의 안전조치와 이주노동자 대상 안전교육이 미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원청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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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지난 1일 KTX 선로 신설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미얀마 근로자 유족 및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소속회원들이 교섭요구안 및 유족 입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아웅민우씨의 빈소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유족에게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 체계와 관련 대책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웅민우씨는 지난 1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KTX 선로 신설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고인은 SK에코플랜트 하청업체 소속으로, 현장에서 흙과 돌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의 가동 상태를 확인하는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노동계와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당시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료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컨베이어 롤러에 이물질이 끼었을 때 설비를 정지하지 않은 채 망치로 제거하는 작업이 이뤄졌으며, 사고를 막기 위한 방호 덮개도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컨베이어 설비의 위험성과 작업 중지 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를 개인 과실로만 볼 것이 아니라 원청과 하청을 아우르는 작업 방식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노동계와 이주노동단체는 사고 발생 후 보름이 지나도록 원청 경영진의 공개 사과와 구체적인 유족 보상 및 재발방지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와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의 공식 사과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위험한 작업이 내국인 노동자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이른바 ‘죽음의 이주화’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 위험 업무를 담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법에 보장된 안전조치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에는 사고 이후 한국에 입국한 아웅민우씨의 아내도 참석했다. 유족은 남편의 사망으로 네 자녀를 포함한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졌다며 같은 사고가 다른 노동자에게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노동계는 기자회견 이후 SK에코플랜트 측과 교섭을 진행하고 공식 사과와 유족 보상, 현장 안전대책 등을 요구했다. 노동계의 책임 있는 대응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 대표의 빈소 방문이 이뤄지면서 향후 유족 보상 협의와 재발방지 대책이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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