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1분기 매출 5조 전망…연간 20조 ‘청신호’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3-27 07:22:49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 4 샘플 출하…루빈 탑재 앞두고 양산 시점도 앞당겨
1분기 HBM 매출 5조 추정…연간 20조 돌파에 모건스탠리도 전망 상향
▲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 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에서 한 발 먼저 치고 나갔다.

1분기 HBM 매출이 5조원에 달했을 것이란 시장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연간 기준으로는 20조원대 매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HBM3E의 주도권에 이어 HBM 4에서도 기술 우위를 선점하며 ‘AI 메모리 1위’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HBM 4’ 12단 샘플을 공식 제공했다고 밝혔다. AI 전용 D램으로 설계된 이 제품은 초당 2TB 이상의 데이터 대역폭을 구현했으며, 총 용량도 36㎇로 현존 최고 수준이다. 이는 기존 HBM3E 대비 처리 속도가 6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차세대 AI 가속기 성능을 좌우할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제품 구조에는 기존 HBM 시리즈에 적용됐던 어드밴스드 MR-MUF(플립칩 접합 공정)를 그대로 도입했다. 칩 간 결합 시 발생할 수 있는 휨 현상을 억제하고 발열 제어 능력도 높였다. 기술 안정성과 생산 효율성 모두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양산 시점은 올 하반기로,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HBM4 시장에서도 하이닉스가 초기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시장 주도권 확보와 맞물려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에 HBM 4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직후 SK하이닉스가 샘플 공급 사실을 공개한 점이 눈에 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 측 요청에 따라 일정을 앞당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엔비디아의 블랙웰 시리즈에 탑재되는 HBM3E 12단 제품은 대부분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다.

한편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HBM 매출이 5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정은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통해 “HBM 매출이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했다”고 밝힌 이후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점유율 10% 수준의 마이크론이 이 정도 실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점유율 50% 이상으로 추정되는 SK하이닉스의 매출은 훨씬 더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이닉스의 HBM 관련 연간 매출이 2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2024년 들어 HBM3E 8단과 12단의 본격 출하가 시작된 데다, HBM 4 개발 속도까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매출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회사 측도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HBM 실적을 중심으로 전체 실적 컨센서스도 상향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23조원대에서 33조원대까지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기존 20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최근 29조1000억원으로 수정했다. 기존보다 41%나 높인 수치다.

HBM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이미 40%를 넘어선 상황이며, 연내 절반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 반도체의 수요 폭증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닉스는 기술 개발, 공급 속도, 고객사 협력 등 모든 면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하반기부터 HBM 4 양산이 본격화되고, AI 반도체용 메모리 수요가 정점을 향해 달려갈 경우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세운 실적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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