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네릭 약가 45%로 낮춘다… 제약업계 “보완책 필요”

산업 / 전인환 / 2026-03-30 17:57:02
제네릭·특허만료 의약품 산정률 53.55%→45%로 조정
10년 동안 단계 적용…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엔 한시적 우대
업계 “수익성 악화·R&D 위축”… 필수의약품 생산 차질 우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정부가 제네릭(복제약)과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제약업계는 일부 완화 조치가 반영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수익성 악화와 투자 위축을 우려하며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알약/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오는 10월부터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의 약가제도 개선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약가 개편은 산정률을 한 번에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구조다. 

2012년 이전 등재 의약품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2013년 이후 등재 의약품은 2030년부터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약가를 인하해 최종 45% 수준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간 약 2조4000억원가량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는 차등 적용 구조도 담겼다. 일반 제약사의 제네릭 약가는 45% 수준으로 조정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은 4년간 49%,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3년간 47%의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인정해 혁신 유인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약가 인하와 함께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줄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원료 직접 생산과 국산 원료 사용 국가필수의약품, 항생 주사제·소아의약품 직접 생산에 대해서는 약가 우대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면 제약업계는 일부 완화 조치가 반영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제약산업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이번 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냈다.

비대위는 주요 제약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16%의 약가 인하 기본 산정률은 산업계가 수용 가능한 한계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원료 직접 생산과 국산 원료 사용 국가필수의약품, 항생 주사제 및 소아의약품 직접 생산 등에 대한 약가 우대 방안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약가 인하가 본격화할 경우 가장 먼저 수익성 악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축소, 고용 불안, 채산성이 낮은 저가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 등으로 영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 제약업체는 이미 경제성이 낮은 품목 정리에 들어갔고,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이거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환율·운임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약가 인하가 기업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가 연구개발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제약산업의 성장 기반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민건강과 보험재정, 산업 경쟁력을 두루 고려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약가 인하가 본격화하면 가장 먼저 수익성 악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단계적 인하와 차등 적용이 일부 충격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개편안의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정부와 추가 협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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