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청담 방문객 40만명 돌파 이어 웰니스 상품 확대…새 소비시장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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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실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진행하는 요시다 가방 90주년 기념 전시 포스터 [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전시와 웰니스 상품을 앞세워 고객의 방문 목적을 세분화하고 있다. 롯데는 희소성 있는 문화 콘텐츠로 특정 브랜드의 팬층을 끌어들이고, 신세계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상품군으로 구성해 구매 수요를 넓히는 전략이다.
27일 유통업계와 산업통상부 자료를 종합하면 롯데백화점(정현석 대표)과 신세계백화점(박주형 대표)은 최근 오프라인 공간에 문화와 취향 소비를 결합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판매와 재방문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잠실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일본 가방 브랜드 포터를 운영하는 요시다 가방의 창립 90주년 기념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행사를 확장한 것으로 전 세계에서 서울과 도쿄 두 도시에서만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포터가 2016년 진출한 이후 처음 열리는 예술 협업 전시다.
전시에는 요시다 가방의 초기 제품과 대표 시리즈인 '탱커', 현대 예술가들의 협업 작품이 등장한다. 브랜드의 역사와 제작 철학을 예술 콘텐츠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주목할 부분은 전시와 판매를 결합한 구조다.
롯데백화점은 전시 기간 잠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탱커 오피서 키트'와 '매거진 숄더백' 등을 선보인다. 다음달 7일에는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과 전문 도슨트의 전시 해설도 진행한다.
브랜드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고객에게 방문 이유를 제공하고, 한정 상품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할인행사와 달리 상품의 가격보다 희소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공간 차별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대형 점포에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문화 콘텐츠를 집중시켜 목적형 방문 수요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특정 브랜드의 팬층보다 생활방식에 따른 소비 수요를 세분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에 사우나 용품 전문 공간을 마련했다. 사우나 전후 피부 관리에 사용하는 블랙솝과 바디오일, 사우나햇 등 관련 상품을 한곳에 모았다.
이곳은 사우나 시설이 아니라 관련 뷰티·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기존에 여러 상품군에 흩어져 있던 제품을 사우나라는 생활문화에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세계의 웰니스 사업 확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기존 SSG푸드마켓 청담점을 개편한 1500평 규모의 복합공간이다. 식품과 패션, 생활용품, 외식 등을 결합해 기존 백화점 밖에 독립적으로 조성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청담점은 개장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4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의 팝업스토어와 웰니스 카페 '트웰브'를 추가했다. 당시 요가와 러닝 등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상품 판매와 고객 참여를 결합했다.
이번 사우나 전문 공간은 운동과 건강식 중심이었던 웰니스 상품 구성을 휴식과 자기관리 분야까지 확대한 사례다.
실제 관련 소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사우나와 목욕가방 등 관련 검색어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지난 8월 1일부터 10월 14일까지 목욕가방 판매는 4배 이상 증가했고, 욕조·반신욕 관련 상품 판매도 97% 넘게 늘었다.
특정 플랫폼의 수치이므로 전체 시장의 성장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우나가 단순한 시설 이용을 넘어 관련 용품을 구매하는 소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의왕점에서 캠핑과 사우나를 결합한 팝업 행사를 운영했다. 두 백화점이 같은 소비 흐름에 주목하면서도 롯데는 경험형 행사, 신세계는 전문 상품 판매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백화점업계의 실적 회복과도 맞물려 있다.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1%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 0.5%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8월에도 백화점 매출은 11.9% 늘었다. 같은 달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9.7%로 여전히 오프라인을 웃돌았다.
백화점업계가 실적 회복 국면에서도 상품 구성뿐 아니라 방문 경험을 강화하는 배경이다.
개별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백화점 사업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광주·대구·대전 등 별도 법인을 합산한 백화점 사업에서 영업이익 1088억원을 기록해 53.5% 늘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패션 판매 호조, 점포 리뉴얼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포터 전시나 사우나 전문 공간의 수익 기여도를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방문객 수를 실제 매출로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롯데백화점은 한정판 판매와 브랜드 전시를 통해 확보한 고객이 잠실점의 다른 상품군까지 구매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새롭게 도입한 웰니스 상품의 판매와 반복 구매가 청담점의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두 회사 모두 현재 개별 행사와 신규 상품 공간의 구매 전환율, 투자비 대비 수익성은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경쟁은 고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 전시와 취향 상품으로 만든 방문 수요를 지속적인 구매로 연결하는 능력이 공간 투자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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