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배송비 올리는 해외 vs 가격 인상 자제 한국’… 국내 유통업계 속사정은

체크Focus / 김은선 기자 / 2026-04-06 17:54:00
해외는 할증·국내는 무료배송 경쟁…가격 못 올리는 구조
“비축 물량으로 버티는 중…장기화 땐 부담 커질 것”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중동발 전쟁 여파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생활 전방위적으로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외 유통업계는 배송비 인상에 나선 반면 국내 유통업계는 비용을 내부에 떠안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AI 이미지

 

◆ 아마존 포함 해외는 즉각 반영…연료 할증 확산

 

6일 외신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해외 주요 물류기업들은 유가 상승분을 연료 할증 형태로 곧바로 반영하고 있다. FedEx와 UPS는 각각 약 26.5%, 27% 수준의 할증을 부과하고 있으며, 미국 우정청(US Postal Service)도 일부 택배에 약 8% 할증을 적용했다.

 

아마존 역시 오는 17일부터 판매자 대상 3.5% 연료 할증을 도입한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판매자(Third-party seller)와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하는 구조다.

 

◆ 국내 유통업계, 고유가에도 가격 인상 자제

 

국내 유통업계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배송비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 유통업계는 비용을 외부로 드러내기보다 내부에서 흡수하는 분위기다. 무료배송 경쟁과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 구조 때문에 배송비를 직접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일정 수준의 수 개월의 비축 물량이 있어 배송비나 제3자 판매 비용으로 전가되는 움직임은 없다”며 “(전쟁이 장기화가 된다면 모를까) 당장 가격을 올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무료배송이나 구독형 배송 구조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배송비를 올리면 바로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다”며 아직까지 유가 상승에 따른 고객 비용 전가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물류 효율화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혼재 적재’ 방식 도입과 대형 차량 배차 확대 등 운송 횟수를 줄이는 전략 검토가 확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에너지 비상 상황 속에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는 분위기였다.

 

◆ ‘미국 시장경제와 한국 시장경제는 달라’…“한국 시장 정책 영향 커”

 

업계 전문가들은 유가가 출렁이는 상황에서 국내와 해외 시장의 차이로 국내 시장이 정책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국내는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물가 정책 영향도 커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현재는 기업이 버티는 구간이지만 물류비 상승이 지속되면 결국 소비자나 유통 단계로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비용 전가 방식의 차이’로 보고 있다. 해외는 연료 할증처럼 비용을 직접 드러내는 구조인 반면 국내는 이를 상품 가격이나 공급망 안에 녹이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무료배송처럼 보이지만 결국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텍사스 등 자국 내 원유 생산 기반을 통해 에너지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국내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국내 유통업계는 비용을 내부에서 떠안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강력한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물류업체들이 비용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상 2~3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물류는 지입차 등 개인사업자 중심 구조가 많아 유가 상승 부담이 곧 생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격은 한 번 오르면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전에 정부가 유가 보조금 등 선제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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