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맨 반군 홍해 위협에 물류대란...글로벌 수입업계 곤혹

기업분석 / 김태관 / 2024-01-10 17:53:08
WSJ, 선사들 희망봉 우회로 1달여만에 운송비 2배 치솟아
▲예멘 후티 반군이 탑승한 선박들이 작년 11월 홍해에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를 포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이란계 예맨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으로 세계 각국의 물류난이 가중되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리스크가 큰 수에즈운하 대신에 거리가 훨씬 먼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노선을 택하면서 운송이 지연되고 운송비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일부 선사들이 홍해를 피해 아프리카뿔로 불리는 희망봉 주변의 훨씬 더 먼 거리를 이용하면서 운임을 올리고 추가 수수료마저 부과하자 수입업체들이 불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을 가하면서 서방 수입업자들이 운송지연과 운임 상승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드루리(Drewry) 시핑 컨설턴츠에 따르면 최근 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수송에 들어가는 세계 평균 비용이 지난해 11월말 이후 거의 배 가량 올랐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최근 며칠 동안 후티 반군의 공격이 주춤해졌지만,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노선에서는 지난 2주 동안 오름세가 더욱 가팔랐다.


실제 지난주 중국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간 컨테이너 운송에 대한 현물시장 가격은 3577달러(473만원)로, 전주보다 무려 115% 급등했다.


10일 국내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전주대비 137포인트 오른 1896.95를 기록했다. 작년 9월 886.85까지 떨어졌던 SCFI 지수가 4개월 만에 2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SCFI지수가 1800선을 넘은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최근 물동량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글로벌 해운업계는 반사이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홍해발 물류대란에 다수의 수입업자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들은 당분간 홍해 지역을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하팍-로이드의 닐스 하우프트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승무원과 선박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해운업계는 10대 대형 선사들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홍해를 피해 다른 곳을 이용해 옮긴 화물 규모가 약 2천억달러(26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와 런던의 중개인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홍해를 이용하는 전체 컨테이너선은 전달에 비해 약 20% 감소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미 해군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와 미국, 프랑스 구축함들. <사진=연합뉴스>

 

컨설팅업체 베스푸치 매리타임의 라스 옌센 CEO는 "아프리카 주변 우회로 인해 연료와 보험료부담이 늘고 컨테이너선 활용도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요율 인상은 추가 비용 충당에 필요한 수준을 상당히 상회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후티 반군의 수에즈 운하 공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상 운임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군 결성 이후 홍해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또 다시 교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최대 해운사 머스크는 홍해 운항을 무기한 정지한 상태다. 미국이 다국적 함대를 꾸려 진압에 나섰음에도 후티 반군의 공격이 완전히 멈췄다고 보기 어렵고 안전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행을 재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 이후 홍해를 항해하는 상선에 대해 약 20차례의 공격을 감행했다. 홍해는 수에즈운하 접근 통로로 쓰이면서 서유럽과 미국에 대한 중요한 무역로로 이용된다.


공급망 위험 관리 회사 에버스트림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컨테이너 화물의 약 3분의 1과 미국 동부 해안 항구로 향하는 화물의 약 30%를 차지할정도로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의 전략적 요충지다.


한편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9일 오후 9시 15분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이란제 공격 드론과 대함 순항 미사일, 대함 탄도 미사일로 복합적인 공격을 감행했으나 전부 격추했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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