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6주간 금감원 '집중검사' 받는다...왜?

산업 / 김자혜 / 2024-05-10 18:09:44
농협중앙회-금융지주-은행 3중 구조, 내부통제·갈등 야기 의혹
금감원, 수시검사에 이어 정기검사 결정, "신경·분리 명확성 봐야"
소비자단체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에 악영향, 내부구조 투명해야"
▲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의 현장검사를 진행한 후 결국 정기검사를 시행 강도 높은 감독을 단행한다. 금감원이 지배구조를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지면서 횡령, 건전성 등 핵심적 문제가 해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농협중앙회>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농협금융지주의 현장검사를 진행한 지 두 달여 만에 다시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정기 검사를 결정했다. 반복되는 내부통제 문제의 근원이 되는 지배구조를 더 들여다볼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달 20일부터 6주간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의 정기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110억 원 규모의 배임사고를 이유로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수시검사를 진행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은 농협은행의 수시검사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이달 정기 검사까지 결정하면서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감독 당국의 눈초리는 농협금융지주의 모회사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를 향해있다.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사고를 반복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와 은행 등 자회사의 전문성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의 현행 지배구조는 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 순으로 되어있다. 이 구조는 2012년 시작됐다. 중앙회는 당시 금융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 덩어리로 있던 신용 부문과 경제 부문을 분리했다. 이때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일반적인 OO금융지주-OO은행이 아닌 중앙회가 최 상단에 위치한 구조를 갖게 됐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당초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지주 위에 중앙회가 위치하면서, 금융 전문성이 없는 중앙회 인물들이 금융지주와 계열사로 내려오려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10여 년 만에 자리를 떠나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의 후임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갈등이 빚어지는 등 구조적 결함 사례를 직접 드러내 보인바 있다.

 

이를 두고 이복현 금감원장도 판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냈다. 이 원장은 지난달 “농협 특성상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구분되어 있지만 그것이 명확한가 고민할 점이 있다”며 “자칫 금산분리 원칙이나 내부통제, 규율 등이 흔들릴 여지를 챙겨본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수년간 쌓인 내부통제 문제 외에도 중앙회는 건전성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실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 8월까지 농축협과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 금액은 각각 563억 원, 31억 원으로 총 594억 원에 달한다. 지역 농축협 횡령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내부통제 취약성을 드러냈다.

 

여기에 농협 상호금융 지역 농축협은 집계 이래 최대 규모의 부채를 경신했다. 금감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농축협 1117개 조합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총 10조7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1% 증가했다. 상호금융기관 한 곳이 갖고 있는 부채 수준이 국내 20여 개 은행의 부채(12조 원대)에 육박하는 셈이다.

 

금융소비자단체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농협중앙회 농축협과 은행에서도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개별 농축협 조합장들의 선거로 중앙회장이 선발되다 보니 제재가 쉽지 않다”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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