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던 한화오션 하청 갈등, 전환점 맞을까

체크Focus / 이강민 / 2025-12-22 09:36:21
8년간 이어진 분쟁, 최근 합의로 긴장 완화 국면
법적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직접 교섭 문제는 여전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8년간 이어져 온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노사 갈등이 최근 변화의 국면에 들어섰다. 최근 손해배상 소송 철회와 임금·성과급 조정 합의가 이뤄지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과 직접 교섭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변화가 장기적 해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 대우조선해양 시기 노사 갈등의 형성과 장기화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간 갈등은 2017년 하청노조 결성을 계기로 본격화돼 약 8년간 이어져 왔다. 이 분쟁은 2022년 대규모 파업과 손해배상 소송과 올해 고공농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면을 거치며 장기화됐다.

갈등의 배경에는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유지돼 온 조선업 특유의 하도급 구조가 있었다. 외주화된 생산 체계 속에서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과 고용 안정성, 산업안전 측면에서 정규직과 격차를 겪어 왔고 2010년대 중반 조선업 불황 이후 임금 삭감·동결과 하청업체 폐업에 따른 임금 체불도 누적됐다.

이에 하청 노동자들은 2017년 금속노조 산하 조선하청지회를 결성해 단체교섭과 처우 개선을 요구했으나 원청은 법적 고용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직접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것은 2022년 6월 옥포조선소 파업이었다. 도크 점거 농성은 51일간 이어졌고 생산 차질과 공권력 투입 논란 속에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임금 인상 등에 합의했지만 원청의 직접 교섭 참여는 포함되지 않았고 이후 약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과 형사 절차가 이어지며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 한화오션 출범 이후 변화

2023년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회사는 한화오션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성과급 지급률 인상 방안이 추진되면서 원·하청 간 처우 격차를 완화하려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사 관계의 긴장 상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에 따라 현장 농성과 본사 앞 집회 등이 이어졌다.

또한 2022년 하청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제기된 형사 사건에서 하청지회 간부들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이 판결은 노조 측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후 교섭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3월 하청지회는 서울 한화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교섭 재개와 손해배상 소송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 농성은 약 97일간 지속됐으며 그 과정에서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이 타결됐다. 합의에 따라 하청 노동자 성과급 지급률은 원청 정규직과 동일한 비율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10월 한화오션과 하청지회는 2022년 파업과 관련해 제기됐던 약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전면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수년간 이어졌던 민사상 법적 분쟁은 일단락됐다.

손해배상 소송 철회와 임금·성과급 조정으로 갈등은 이전보다 완화된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원청의 법적 사용자성 인정과 직접 교섭 참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노조법 개정 시행 여부와 실제 교섭 구조 변화가 노사 관계의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한화오션과 하청지회의 갈등은 개별 사업장을 넘어 조선업 전반의 하도급 구조와 노사 관계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남아 있다. 최근 합의가 장기적 안정으로 이어질지 혹은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전환될지는 향후 제도 변화와 교섭 방식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강민
이강민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강민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2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3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4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5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과 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외식업체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생산, 영양사·조리사까지 모집 분야도 다양하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5일까지 202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분야는 B2C영업과 B2B영업·마케팅, 홍보영양, 마케팅, 영업지원, 글로벌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