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오겔, 누적 출하 200만병…LG생건 뷰티사업 재편 속 핵심 브랜드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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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생활건강_피지오겔 사이언수티컬즈 데일리뮨 앰플 [LG생활건강]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연말 화장품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정판을 활용해 신규 수요를 확보하고, LG생활건강은 장기간 판매된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온라인과 전문 유통채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 방식의 변화가 주목된다.
27일 양사의 사업자료와 실적 발표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김승환)은 계절별 신제품과 기존 인기 제품을 결합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대표 이선주)은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판매채널을 재편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전날부터 홀리데이 컬렉션 '스노우 왈츠' 판매를 시작했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서 착안한 한정판으로 쿠션 케이스와 아이섀도, 립글로스, 블러셔 등을 구성했다.
주목할 부분은 판매 방식이다. 헤라는 카카오에서 먼저 판매한 뒤 다음달 2일부터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와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한다. 일본과 중국, 태국 등 해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헤라는 지난 6월 여름 한정판 '마블러스 로맨스'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먼저 출시했다. 8월 선보인 '센슈얼 샤인 틴트' 역시 같은 채널에서 선출시한 뒤 다른 판매처로 확대했다.
시즌별 상품을 먼저 온라인에서 선보이고 이후 판매처를 넓히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정판의 희소성을 활용하면서 온라인 고객과 백화점 고객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존 제품과의 연결성도 강화했다. 이번 한정판 쿠션 케이스는 헤라의 대표 제품인 '블랙 쿠션'과 '리플렉션 스킨 글로우 쿠션' 리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기존 고객이 사용하던 제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의 케이스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한정판을 독립적인 상품으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제품의 구매 수요와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LG생활건강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장수제품의 판매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사이언수티컬즈 데일리뮨 앰플'은 2021년 5월 출시 이후 누적 출하량 200만병을 넘어섰다. 지난 9월 올리브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두 배 증가해 출시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지오겔은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제품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비타민C 앰플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데일리뮨 앰플은 피지오겔 공식몰의 앰플·세럼 제품군에서 재구매율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2023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자사몰 판매자료를 기준으로 한 결과다.
누적 판매량 역시 국내외 출하 실적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실제 소비자 구매량이나 재구매 고객 수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피지오겔의 성장세는 LG생활건강의 사업구조 재편과도 연결된다.
LG생활건강은 올해 피지오겔을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과 함께 기존 생활용품 사업에서 뷰티 사업으로 이관했다. 화장품 중심의 기존 사업에 더마·두피·구강관리 분야를 결합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이선주 대표 체제에서 추진하는 핵심 브랜드 집중 육성 전략의 일환이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면세점과 중국 시장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온라인, 헬스앤뷰티(H&B) 전문점, 북미 등으로 판매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양사의 전략 변화는 최근 실적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연결 매출 1조1759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 59% 증가했다. 국내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MBS) 채널이 두 자릿수 성장했고 해외 매출도 28% 늘었다.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뷰티 부문에서 매출 8184억원과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LG생활건강은 올해 브랜드의 사업부문 재분류를 실시했고, 영업이익 개선에는 유통망 조정 등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피지오겔 한 제품의 판매 성과를 전체 뷰티 부문 실적 개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화장품 시장의 해외 성장세도 양사의 유통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5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4% 증가했다. 중국과 미국,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주요 지역에서 고르게 증가하며 월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헤라를 일본과 중국, 태국 등에 선보이고, LG생활건강은 피지오겔의 국내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과 홍콩 등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의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과제는 분명하다. 새로운 상품과 한정판으로 확보한 고객을 기존 제품의 반복 구매로 연결하고, 국내에서 검증한 판매 방식을 해외 시장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향후 경쟁력을 판단할 지표도 단순 판매량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한정판의 실제 판매 성과, 기존 제품의 재구매율, 할인행사를 제외한 매출 증가, 해외 사업의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말 뷰티 경쟁의 성패는 화제성 높은 신제품을 얼마나 많이 출시하느냐보다 확보한 고객을 얼마나 지속적인 매출로 연결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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