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막판 진통…조종사 노조 ‘전적 명령’ 제동

산업 / 이강민 / 2025-04-30 17:34:34
아시아나 “절차 문제 없어”…노조 “실질은 양수도”
7월 통합 목표, 다시 미뤄질 가능성 제기
▲ 대한항공(왼쪽), 아시아나항공(오른쪽) <사진=각 사>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화물사업부 매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현장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에어인천으로 전적을 명령받은 아시아나 조종사들이 ‘회사의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법원에 제동을 걸었다.


◆ 대한항공 통합의 전제조건, 아시아나 화물부문 분리 매각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통합을 승인한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은 조건을 걸었다. 화물운송 부문을 별도 매각할 것. 이는 국내 화물항공 시장의 독과점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고, 2023년 말 공개경쟁입찰 끝에 화물전문 항공사 에어인천이 최종 인수자로 결정됐다.

거래금액은 약 4700억원, 인수 대상은 대형 화물기 11대와 전 세계 영업망, 그리고 약 778명 규모의 조직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에어인천은 단숨에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 화물항공사로 올라선다.

◆ 조종사들…“절차도, 명분도 없다”

2025년 4월 29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전적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물적분할 후 합병”이라는 법적 형식을 갖췄고, 이로 인해 개별 동의 없이도 전적 명령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시아나 측은 상법 제530조의2~12 및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이같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도 마쳤다​.

하지만 조종사노조의 해석은 다르다. 노조는 이번 거래가 실질적으로는 ‘영업 양수도’에 해당하며, 항공사업법 제21조에 따라 근로자의 개별 동의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국토교통부도 이를 ‘항공운송사업 양도·양수 인가’로 공고한 바 있다​.

전적 대상자로 지목된 이들은 B747·B767 기종을 운항하는 조종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현재 화물기를 운항하고 있을 뿐, 회사의 조직도상 모두 운항본부 소속이라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실제 소속은 운항본부이며, 근무 형태는 기종 단위로 관리되어왔다”며, 특정 시점의 기종만을 기준으로 타사 전적 명령을 내리는 것은 자의적 판단이라고 반발한다.
 

▲ 에어인천 항공기 <사진=에어인천>
 
◆ 고용 보장, 복지 유지 구체적 약속은 없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인천은 그간 타운홀 미팅, 개별 면담, 설명회를 수차례 진행해왔다. 회사 측은 “근로조건 승계는 이미 충분히 설명했고, 의견도 청취해왔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조종사들의 반응은 다르다. “설명은 있었지만, 확약은 없었다. 복지 유지나 승격 제도 같은 민감한 사안은 ‘검토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이라며 에어인천 대표까지 참석한 설명회에서도, 기대했던 ‘보장책’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적 문제도 있다. 에어인천은 “대상자 선정은 아시아나의 몫”이라고 말하고, 아시아나는 “에어인천의 수용 여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측은 이대로 전적되면, 복지 수준은 물론 기장 승격 루트도 달라지고, 장기적으로 대한항공에 통합되는 동료들과의 처우 격차도 벌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원은 ▲전적이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악화시키는지 ▲경영상 필요성이 불가피한지 두 축을 가늠한다. 인용될 경우 회사는 전적 절차를 원점 재설계해야 해 7월 1일 출범 목표가 연말 이후로 밀릴 수 있다.

▲ 아시아나항공 A380이미지 <사진=아시아나항공>
 
이번 논란의 핵심은 ‘노동자의 전적’을 단순히 회사 자산 이전처럼 처리하려 했다는 점이다. 경영 규모와 문화, 근무 조건이 달라지면 당연히 절차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실제 조종사들이 우려하는 바는 단순히 ‘전적’ 자체가 아니다. ▲고용 안정성 ▲복지 혜택 보장 ▲경영 실패시 대안 부재 ▲처우 격차의 고착화 등이 핵심이다.

특히 에어인천의 인수 주체가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단기 수익 중심의 경영으로 인한 ‘엑시트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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