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노조 14일 파업 예고...휴가철 '하늘길' 일부 막히나

체크Focus / 이중배 / 2023-07-14 17:33:31
조종사노조 "임금협상 결렬, 파업 돌입"...국제선 집중 타깃
해외 여행객 불편 불가피...국토부 "공익사업장, 예의주시"
합병 앞둔 대한항공, 주요국 결합심사에 부정 영향 우려
▲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결국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계류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위에 하늘에 비구름이 끼어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행선을 달리던 아시아나항공의 노사협상이 양측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파업이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임금 협상안에 대한 사측과의 입장차를 재확인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결국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14일 발표했다.


남은 열흘 동안 노사 양측의 대타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16년 12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 단행 이후 6년 7개월만에 국적 항공사의 조종사 파업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해외여행을 위한 하늘길에 일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 노조 "사측과 임금인상안 괴리 커 배신감...파업 불가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전날까지 이뤄진 네차례 임금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부터 2차 쟁의행위에 나서는 한편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조종사노조의 2차 쟁의행위란 항공기 결함 등과 관련된 규정에 따라 운행을 거부하고, 순항 고도 및 속도 감소로 연료를 많이 사용해 사측에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등 보다 강도 높은 준법투쟁을 의미한다.


노사 양측은 지난 10월부터 팬데믹 기간인 2019~2022년 임금인상을 놓고 10개월 가까이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10%대의 두자릿수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와 2.5% 인상을 제시한 사측과 팽팽히 맞서왔다.


노조는 이에 따라 쟁의권 확보 절차,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지난달 7일부터 본격 쟁의행위에 나선 상태다. 노조는 이미 합법적으로 비행편을 지연시키는 방식의 준법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까지 국내선 8편이 결항됐고, 국제선 32편과 국내선 17편 등 49편이 지연됐다.


노조측은 "그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임금 삭감을 감내하며 승객 안전을 위해 운항에 전념한 조합원들의 희생을 배반한 사측에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준법투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파업이란 극단적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한다.


노조는 우선 파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미주, 유럽 여객·화물 노선에 집중적으로 타깃을 맞출 방침이다. 회사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가능한 최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노선을 중심으로 파업에 나선다는 얘기다.

 

▲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 쟁의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최도성 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국제선 20%만 파업 참여 가능...국토부 "예의 주시"

항공업은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 시에도 국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의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노조측은 이와관련, "여름 성수기 기간에 국민들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노조측의 파업 선언에 대해 사측은 "승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노조와 대화창구를 유지하며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2위의 항공사인 아시아나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선언함에 따라 법적으로 국제선 파업율이 20%에 묶여 있지만,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길에 오를 일부 승객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측이 국제선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항공운송 차질 가능성을 우려, 아시아나의 노사갈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미 노조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지노위)에 조정 신청서를 낸 지난 10일부로 항공운송 마비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국토부 '항공운송 마비 위기 대응 실무매뉴얼'에 따르면 항공사 노조가 노동위에 조정 신청을 할 경우 국토부는 재난 위기 경보를 띄우고 조정 상황을 중점 모니터링 한다. 

 

국토부측은 "파업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기간산업인 항공운송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관계 기관과 부서가 추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노동쟁의 조종신청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아시아나노조>

 

■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심사에 부정적 영향 우려도

국토부는 파업 예고전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위기대응 단계를 파업 시작 하루 이틀 전에 '경계' 단계로 높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고,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정부가 과연 또다시 긴급조정명령을 발동할 지도 관심거리다.


실제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지난 2005년 7∼8월에 25일간 파업을 단행해 당시 정부가 긴급조정 발동으로 파업사태를 일단락 시킨 전례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앞서 화물연대 파업 당시 긴급조정명령 등 강력한 대응을 통해 사태를 단숨에 해결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아시아나 조종사노조가 최대한 준법투쟁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정부가 초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시아나의 노사갈등과 파업이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매우 주목되는 대목이다. 대한항공측은 EU,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아시아나의 파업이 자칫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나측도 이와관련,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노조가 교섭 미타결 책임을 회사에만 돌리며 파업을 예고한 것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과연 18년만에 파업을 천명한 아시아나 조종사노조가 끝내 파업을 단행할 것인 지, 아니면 남은 열흘 동안 노사간의 타협점을 찾아내며 갈등을 멈출 지, 아시아나의 노사갈등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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