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제회, 내부통제 사실상 ‘마비’… 비위 의혹 기관장은 국감 전 ‘사퇴’

산업 / 양지욱 / 2025-10-15 17:32:33
최근 2년 해외 오피스텔 투자 손실 280억원…공실 리스크 경고에도 투자 강행
윤 정부 낙하산 인사 ‘김상인 전 이사장’ 은 책임 회피용 ‘자진사퇴’ 수리돼
▲ 건설근로자공제회/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투자자산 운용 규모 5조원이 넘는 ‘건설근로자공제회(이하 건설공제회)’의 내부 통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 근로자 퇴직공제와 고용복지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해외 부동산 대규모 손실부터 기관장의 인사·윤리 비위 의혹까지 겹치면서 전방위적 부실이 드러났다는 비판이다.

 

최근 2년 해외 오피스텔 투자 손실 280억원…공실 리스크 경고에도 투자 강행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공제회는 2018년 미국 소재 오피스빌딩에 358억원, 2019년 프랑스 랑스 오피스빌딩에 344억원을 각각 투자했으나 두 자산 모두에서 2년 연속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자산에서는 2023년 76억원, 2024년 77억원의 평가손실로 잡혔고, 프랑스 자산 역시 같은 기간 63억원과 6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건설공제회는 손실 원인을 “공실률 급등”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프랑스 자산의 경우 투자 당시 공실률 5%에서 19.8%까지 치솟았고, 미국 자산은 이미 투자 초기부터 공실률이 20%를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초기에 이미 ‘공실 리스크’가 경고됐지만, 공제회는 자산운용사의 “파리올림픽 호재”와 “정부기관 입주로 안정적”이라는 설명을 근거로 투자를 강행했다.


문제는 해당 펀드가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였다는 점이다. 매각 전까지는 자금 회수가 불가능하고 손실 발생 시 건설공제회가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제한적이다.


공제회는 뒤늦게 관리계획서 징구와 신규 자금 배정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운용사에 대한 실질적 제재나 투자금 회수 시도는 전무했다.


내부 리스크관리보고서에는 이미 “부동산시장 위축 가능성으로 매각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경고가 있었고, 투자심의위원회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공제회는 운용사 제출 보고서에만 의존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적 한계를 반복했다. 외부 검증이나 자체 실사 체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김상인 전 이사장 비위 논란에도 ‘자진사퇴’ 수리…노동부 “현장 감사 착수”


이사회와 주요 위원회 구성에도 ‘정치적 인맥’ 개입 의혹이 더해졌다. 김상인 전 이사장은 국무조정실 청년위원회와 국민의힘 대선캠프 홍보특보로 활동했던 지인을 사내위원회에 앉혔다는 제보가 나왔다.


또 일부 직원에게 특정 정치인(김문수 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는 주장, 직원 외모와 체격을 비하하거나 공식석상에서 비방했다는 증언도 뒤따랐다.


일부 직원은 “이사장이 개인 일정에 직원을 동행시키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공제회 내부조사나 노동부 감사가 이뤄지기도 전에 사퇴가 수리돼 ‘책임 회피용 퇴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전 이사장은 2022년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퇴직공제기금의 안정적 운용보다 ‘정치적 인맥 관리’를 우선한 결과가 결국 수백억원의 손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감사원 감사 결과 공적 자금 운용과정에서 뒷돈을 챙긴 혐의로 이모 전 자산운용본부장(CIO)이 파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3일 사전 현장감사에 나서며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는 ▲자산운용사 선정 및 계약 체결 과정 ▲리스크관리보고 체계의 적정성 ▲투자심의위원회 운영 방식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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