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제한 후 ‘집중투표제’ 가결… ‘법정 분쟁’ 돌입

산업 / 양지욱 / 2025-01-23 17:27:32
손자회사 선메탈 통해 영풍 지분 10.3% 취득, 순환출자로 영풍 의결권 제한
영풍·MBK, “임시주총 무효 소송 등 강력한 법적 대응 나설 것”
▲ 23일 진행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사진=고려아연>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고려아연이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 지분 25%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한 후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통과 시켰다.

 

임시주총 결정으로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방어에는 사수했으나, 대주주인 영풍·MBK가 법적 대응을 예고해 경영권 분쟁은 결국 법정 소송으로 치닫게 됐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한 주주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의결권을 가진 전체 주주 가운데 76.4%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찬성했다.

 

임시주총 출석 주식 수는 1145만9974주이며, 의결권 제한에 걸린 영풍 지분 약 25%(526만2450주)는 제외됐다.

 

집중투표제는 최윤범 회장이 자리를 연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반대했던 영풍이 의결권을 제한 당하면서 이 안건은 가결됐다.

 

집중투표제 상정에 앞서 이사회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상법 조항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고려아연 측은 호주에 있는 고려아연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순환출자로 묶인 영풍은 의결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상법의 문언, 법원의 판례, 입법의 취지에 비춰보면 상법 제369조 제3항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외국회사이자 유한회사인 SM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상법 369조 3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날 고려아연은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해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구조를 형성했다.

영풍 대리인 이성훈 변호사는 주총 발언을 통해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서 50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발행주식 25.4%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왔는데, 어제 저녁 6시 공시 이후 전자투표가 마감되고 주주로서 관련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지위에서 의결권이 제한되니 강도 당한 기분”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은 상법을 유린하고 자본시장을 유린하는 행동”이라며 “법원에서 판결을 받던 유권적인 해석을 받은 뒤에 주총을 해도 늦지 않은데 왜 이렇게 빨리 하느냐, 주총을 연기해라”고도 말했다.

영풍·MBK는 이번 임시 주총이 적법하지 않았고, 최 회장 측이 고의로 순환 출자 구조를 만든 행위도 불법이라고 보고 임시 주총 무효 소송 등 법적 대응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MBK 측 대리인은 “(고려아연의) 너무나도 부당한 해석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최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매우 위법하고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 등에 대해 반드시 책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2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3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4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과 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외식업체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생산, 영양사·조리사까지 모집 분야도 다양하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5일까지 202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분야는 B2C영업과 B2B영업·마케팅, 홍보영양, 마케팅, 영업지원, 글로벌

    5
    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삼성SDI가 같은 날 LFP와 전고체 배터리 공급망을 동시에 강화했다. 빠르게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는 대규모 LFP 소재를 확보하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2027년 양산을 뒷받침할 핵심 소재 개발에 들어갔다.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포스코퓨처엠과 2027~2032년까지 약 6조원 규모의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