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배의 可타否타]시장의 경착륙이 걱정된다

이중배의 可타否타 / 이중배 / 2022-09-13 17:25:38
▲ 부동산 시장이 폭락장세를 보이며 경착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의 베르몬트 개발 단지다. <사진=토요경제>

 

부동산이 심각하다. 마치 날개를 잃은 듯 시세가 무섭게 추락하고 있다. 거래는 실종되고 호가만 급락하는 전형적인 폭락 장세 흐름이다. 예년 같으면 이사 시즌을 앞두고 상승세를 탈 9월이지만, 낙폭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강남불패론'도 옛말이다. 강남4구 부동산 시세도 추풍낙엽과 같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했던가. 문재인정부 집권 이후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낙폭이 더 크다.

데이터가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첫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은 0.17% 하락해 전주 대비 0.02%포인트 더 떨어졌다. 이는 2012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한 수치다. 마치 2012년 노무현정부 시절 부동산 폭락장세의 재림과 같다.

경매 시장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최근 최고가 주상복합아파트의 상징과 같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81.6㎡이 감정가의 3%가량 밑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지난달 2일 경매시장에 선보인 이후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다가 1달 만에 매각이 이루어진 것이다. 강남을 대표하는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등도 최근 경매에서 줄줄이 유찰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심지어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는 오는 19일 감정가의 50%선에서 4차 경매를 들어간다. 

 

아파트 경매낙찰가율은 3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대비 4.7%포인트 하락한 85.9%로 201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찰률 역시 41.5%로 매월 하릴없이 추락하고 있다.


전망은 더 어둡다. 주택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 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든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최근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9다.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 지수 역시 18주 연속 하락세다. 주택구입잠재력 지수도 심각한 수준이다.

각종 부동산 시장 지표가 예외 없이 암울한 상황에 내몰린 것은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매매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끝없이 상승하고 있는 금리가 부동산 폭락장세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금리는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스텝을 따라가기 위해 상승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동산담보대출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동산 급락 사태를 갈수록 악화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당분간 부동산 하락세를 막는 것은 어렵다. 문제는 부동산 시세 하락폭이 갈수록 커져 경착륙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안정에 나서고 있지만, 지금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어차피 현재의 급락 장세를 멈추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점에 있다면, 정부 스스로 연착륙을 위한 정책적 묘안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은 국민이나 정부, 누구에게도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현재의 거래절벽 상황이 결국 부동산시장 경착륙으로 이어진다면,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는 모든 시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토요경제 / 이중배 산업에디터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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