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의 최대 번화가인 난징둥루의 화웨이 플래그십 매장. 화웨이는 미국제재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약화됐으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내수시장에선 여전히 영향력이 낮지 않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게 떨어진 중국 화웨이가 미국 기술지원없이 독자적인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019년 5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이 크게 위축된 화웨이가 미중 갈등이 갈수록 첨예화하자 자력갱생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스마트폰 리서치업체 3곳을 인용,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아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배제하고 중국 자체적인 반도체 설계·생산 기술을 활용, 5G스마트폰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화웨이로선 미국의 제재조치로 5G용 반도체를 제조하거나 공급받을 수 없게 된 데다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일운영체제(OS)를 탑재할 수 없게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자 고육지책으로 독자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메이커이자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체제에 균열을 만들 수 있는 최대 경쟁자로 급부상했지만,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 시장 지배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화웨이는 2020년 2분기 558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세계 출하량 1위에 올랐으나, 미국 제재로 같은 해 4분기 출하량은 세계 6위인 3300만대로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도 가파르게 하락해 지금은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등 개인 소비자 대상 매출이 2020년 4830억 위안(약 86조2천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1년 후엔 거의 50% 급감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5G에 이어 4G까지 규제대상에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원천적으로 미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배제한 완전 독자적인 스마트폰 개발을 구상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를 설명했다.
화웨이는 자체 반도체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반도체 제조기술을 이용, 미국의 제재에서 원천적으로 벗어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얘기다.
그러나 화웨의 이같은 탈 미국을 통한 독자노선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핵심부품인 반도체수율(정상적인 제품의 비율)이 현격히 낮은 것이 문제다.
로이터는 화웨이의 5G용 칩 예상 수율이 50% 미만일 경우 출하량은 200만∼400만개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전인 2019년 2억406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했던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미국과 서방진영의 중국배제, 즉 '디리스킹' 속애서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EUV장비를 네덜란드 ASML로부터 도입할 수 없는 점도 독자적인 스마트폰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다.
ASML은 전세계 EUV노광기를 독점 공급하고 있어 화웨이가 대체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아직까지 ASML로부터 구매 가능한 이전 세대 장비, 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로 7나노 칩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패권을 놓고 한때 미국 애플, 한국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미국의 제재로 순식간에 설땅을 잃고, 중국 내수로 연명하던 화웨이가 독자적인 스마트폰 개발에서 과연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궁금하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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