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핵심 ‘D램 기술’ 자필로 써서 中 기업에 넘긴 임직원 구속

IT·플랫폼 / 양지욱 / 2025-12-23 17:21:45
SK하이닉스 기술까지 얻은 CXMT, 결국 2023년 세계 네 번째 10나노급 D램 양산 성공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중국 반도체 업체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핵심 기술을 빼돌려 해외로 유출한 전직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단지 기흥캠퍼스/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윤용)는 삼성전자 임직원 출신 A씨 등 5명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누설)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국가핵심기술 국외누설)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 개발팀 직원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CXMT는 중국 지방정부와 반도체 설계회사들의 출자를 통해 2016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D램 반도체 업체다. 검찰에 따르면 CXMT는 설립 직후 삼성전자 부장 출신인 A씨를 개발실장으로 영입하며 본격적인 기술 확보에 나섰다.

A씨는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이었던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별 핵심 인력 스카우트에 나섰고, 위장 회사를 설립해 사무실을 수시로 이전하는 한편 출국금지나 체포 상황에 대비한 암호를 만드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 B씨는 D램 공정의 핵심 자료인 PRP(Process Recipe Plan) 정보를 자필로 옮겨 적은 뒤 CXMT로 이직했고, CXMT는 당시 세계적으로 유일했던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을 사실상 통째로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CXMT는 추가로 삼성전자 출신 인력들을 영입하며 본격적인 D램 개발에 착수했고, 개발 과정에서는 협력업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정 관련 기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국내 핵심 반도체 기술을 연이어 손에 넣은 CXMT는 결국 2023년 중국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10나노급 D램 양산에 성공했다.

검찰은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해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변화를 토대로 추산한 삼성전자의 2024년 매출 감소액만 약 5조원에 달하며,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최소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국내에서 발생한 기술 유출 범행은 물론, 중국 현지에서 이뤄진 개발 과정까지 직접 수사해 전모를 규명했다”며 “앞으로도 국가 경제와 기술 안보를 위협하는 산업기술 국외 유출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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