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패딩·가성비의 해 2025년 패션 시장 ‘유니클로’가 웃은 이유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5-12-30 17:14:39
화제성 마케팅 힘 잃고 ‘자주 입는 옷’이 남았다
유행보다 기본…패션 소비 기준이 바뀌었다
하입 소비 식고 실용·가성비가 판 흔든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2025년 국내 패션 시장은 뚜렷한 ‘빅 트렌드’ 없이 실용성과 가성비 중심 소비가 강화된 한 해로 정리된다.

  

▲ 유행보다 활용도를 중시한 기본·실용 아이템 중심의 상품 구성이 눈에 띈다/사진=유니클로

 

올해 국내 패션시장은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기후 변화로 계절 매출이 흔들리고 물가 부담까지 더해지며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었다.

 

또한 SNS와 인플루언서 노출을 통해 특정 아이템이나 브랜드가 단기간에 주목받는 이른바 ‘하입(hype)’ 중심 소비는 패션 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 화제성과 한정판 마케팅에 따른 단기 흥행보다 실제로 자주 입을 수 있는 옷, 가격 대비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찾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유행 주기는 짧아졌고 브랜드 간 실적 격차도 벌어졌다. 

 

이런 환경에서 롯데쇼핑이 49%를 보유한 유니클로의 실적 약진이 눈에 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담당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최근 회계연도 기준 매출 1조35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2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704억원으로 82% 늘었다. 패션 업계 전반이 소비 둔화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FRL코리아는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계 회사인 ‘Fast Retailing’의 핵심 계열사인 글로벌유니클로와 롯데쇼핑이 각각 51%, 49%씩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배당금 역시 지분율에 따라 양측에 배분되는 구조다. 유니클로의 실적 반등은 배당금 증가로 이어져 롯데쇼핑의 수익 개선으로도 직결되고 있다.


유니클로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과 달리, 국내 대표 패션 기업들의 실적 흐름은 녹록지 않다. 

 

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3분기 누적 매출이 1조4590억원으로 전년보다 0.3% 줄었고, 영업이익은 790억원에 그치며 37.8% 급감했다. 한섬 역시 매출 1조28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으로 각각 2.1%, 41.3% 감소해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1~3분기 영업손실 9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대비는 유니클로의 성과가 단순한 일시적 흥행이 아니라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기본 아이템 중심의 상품 구성과 빠른 회전율을 전제로 한 재고 관리, 자체 유통망을 활용한 비용 구조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실적 방어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유니클로의 성과가 모든 국면에서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실용 소비 흐름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강점을 이어갈 수 있지만, 유행 중심 소비가 되살아나거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성을 강조하는 소비 국면에서는 방어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업계 핵심 관계자는 2025년 국내 패션 트렌드와 관련해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과도하게 화려한 디자인의 아이템은 힘을 잃고 있다”고 언급했다. 

 

▲ 유니클로 롯데백화점 전경/사진=유니클로

 

이어 그는 “디자인은 심플하되 로고 노출을 줄이고, 품질 완성도를 중시한 ‘가성비’ 제품이자 ‘기본에 충실한 제품’에 소비자 지갑이 열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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