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러-우 잇단 보복 공격에 곡물위기 고조

기업분석 / 김태관 / 2023-08-05 17:06:12
러 오데사항 포격 대응 우크라, 러 노보로시스크항 드론 공격
흑해 통한 수출차질 우려애 국제 밀 선물가격 3% 가까이 급등
▲ 4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노보로시스크항에 예인된 러시아 해군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온 모습이 찍힌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영상.<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달 17일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선언한 이후 우크라이나 독자적인 수출 단행을 막기 위한 러시아의 공격이 강화되고, 우크라이나가 이에 맞불을 놓으면서 국제 곡물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 이즈마일 항구의 곡물 저장고를 공격, 적지않은 타격을 가했다.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를 포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러시아는 독자적인 수출을 추진중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거점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이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3일밤(현지시간) 러시아의 흑해지역 수출거점인 노보르시스코에 대한 드론보트 공격을 전격 감행했다. 우크라이나로부터 40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무인 드론보트 기습공격을 가해 적지않은 타격을 준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러-우 양국의 보복성 공격이 격화되면서 국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양국간의 보복공격이 격화되며 곡물 공급망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곡물 수출 1, 2위국이며 곡물수출이 대부분 흑해를 통해 이뤄진다.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거점인 오데사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잇단 공격에도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였던 국제 곡물가격은 우크라이나의 노보르시스코 공격 이후 즉각 들썩이기 시작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보로시스크는 유럽 최대 항구 중 하나로 러시아 해상 무역의 17%가 이곳을 통해 이뤄진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노출된만큼 노보로시스크 를 통한 무역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러시아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보로시스크항 공격은 흑해를 통한 러시아산 곡물 수출 중심지를 타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면서 "러시아는 곡물뿐만 아니라 자국과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데도 이 항구를 주로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드론보트를 이용, 러시아 흑해무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셈이됐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오데사지역 공격에 대한 대안으로 루마니아를 통한 우회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러시아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우려, 곡물가격이 출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친정부 성향 텔레그램 채널 레도프카는 현지시간 3일 "이번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러시아 경제에 강력한 충격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에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크라이나의 노보로시스크항 공격은 러시아의 또 다른 보복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흑해를 둘러싼 러-우 양국의 상대방의 수출거점에 대한 공세가 더욱 강화될 수록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 위치한 곡물 창고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우크라이나의 드론보트가 노보로시스크항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제곡물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은 한때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6.47달러로 2.8% 가량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 밀가격은 이미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옥수수, 쌀 값도 1년 전보다 20%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식량부족 국가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인 식량위기와 함께 인플레이션 현상이 더욱 심화되며 세계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애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세계를 덮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미 곳곳에서 곡물 사재기 조짐까지 나타난다. 설상가상으로 극한 기후변화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식량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들은 지구 식량이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없는 ‘한계 식량’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계 각국은 식량 안보란 명목 아래 주요 곡물의 수출통제에 나서고 있다. 헝가리 등 19개국이 이미 식품수출을 금지했고 아르헨티나 등 8개국은 수출제한조치를 시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주요국들이 작년 곡물파동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재고량을 축적해 놓고 있지만, 흑해내에서의 러시와의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곡물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제사회가 전쟁은 몰라도 흑해곡물협정만큼은 재개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3-2024 시즌 세계 밀 생산량은 전년 대비 0.8% 증가하고, 옥수수는 6.3%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태관
김태관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태관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