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젊어졌다...1970년 이후 출생 새 임원 대거 전진배치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11-24 17:06:51
LG, 재계 첫 2024년 인사 마무리....신규임원 97% 53세 이하
미래 준비위한 세대교체 가속페달...성과우선주의 반영
구광모 회장 '친정체제' 강화...부회장단 축소 단 2명 남아
▲LG그룹이 내년 정기인사에서 세대교체와 구광모 회장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사진은 LG테크콘퍼런스에서 오프닝 스피치하는 구광모 회장. <사진=[LG제공>

 

LG그룹이 한결 젊어졌다. 24일 재계 최초로 2024년 1월1일자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LG의 새 임원진에 1970년 이후 출생자들이 대거 발탁됐다.


45세의 '젊은 총수'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답게 격변기의 미래를 준비하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53세 이하의 젊은 임원을 대거 전진 배치한 것이다.


60대 중반의 정통 LG맨 권영수 부회장이 총대를 맺다. 무려 44년간 몸담았던 권 부회장이 젊은 후배들을 위해 과감히 용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17년간 LG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을 섭렵한 LG그룹을 대표하는 전문 경영인이다.


단지 성과우선주의를 잣대로 한다면 권 부회장은 용퇴할 이유가 없다. 2021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대표를 맡은 권 부회장은 회사를 세계적인 배터리(2차전지)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누적 수주 잔고가 무려 440조원에 달할 정도다.

◇ 권영수 부회장 용퇴에 50세전후 '젊은피' 임원 대거 발탁

LG그룹의 실질적인 '넘버2'인 권 부회장의 퇴진은 본인 스스로에겐 아쉬움이 남겠지만, LG그룹 계열사 전반의 '젊은피' 수혈의 물꼬를 트는 큰 기폭제가 됐다.


당장에 LG엔솔의 수장 나이가 12년 젊어졌다. 권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1969년생 김동명(54)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이 LG엔솔의 새 CEO에 발탁된 결과다.


권 부회장의 용퇴에 이방수 사장(CRO·최고 위기관리 책임자), 김명환 사장(CPO·최고 생산기술 책임자) 등 1950년대생 사장들이 대거 동반 퇴진했다. 그 자리는 1960~1970년대생 김동명 사장, 박진원 부사장, 손창완 전무 등으로 메웠다.


LG이노텍은 정철동(62) 사장이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 전격 투입되면서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진 케이스다. 정 사장 후임으로 1970년생인 문혁수(53) 부사장이 신임 CEO로 승진했다.

 

▲LG그룹이 24일부로 내년 정기인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LG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와 성과우선주의로 요약된다. <사진=LG전자제공>

 

60대의 정 사장이 퇴진 대신 LG디스플레이는 CEO로 전격 투입된 것은 이유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내리 6분기 적자를 냈다. 

 

누적적자 규모가 2조원을 넘는다.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이 젊은피 보다는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관록의 CEO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정 사장 역시 지난 40여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친 정통 LG맨이다. 그는 B2B 사업과 IT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최고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LG에 따르면 이번 계열사 정기인사를 통해 발탁된 새 임원 99명 중 무려 97%가 1970년 이후 출생자들이다. 단 3명만 1960년대생이란 얘기다.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다.


구광모 회장이 대권을 잡은 이후 6년만에 가장 큰 폭의 세대교체이자 젊은 임원의 전진배치라 할만하다. 구광모 회장은 사실 지난해부터 세대교체를 위한 인사에 시도했다. 다만 지난해 인사와 이번 인사가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보다 과감하게 젊은 인사들을 대표급으로 기용했다는 점이다.

◇ 권봉석·신학철 부회장단 단 2명...R&D인재 줄줄이 승진

특히 고 구본무 전 회장의 총애를 받았던 권 부회장의 퇴진은 구광모 회장 친정 체제가 더욱 공고히졌음을 의미한다. 권 부회장의 퇴진으로 LG그룹의 부회장은 구 회장이 영업 내지 발탁한 권봉석·신학철 부회장 등 2인 체제가 됐다.


작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용퇴한 데 이어 올해 권 부회장까지 물러나며 구본무 선대 회장이 임명한 부회장단은 현직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됐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당시 6명이던 부회장단도 단 2명으로 간소화됐다.


전반적인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부회장 승진설이 나돌았던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조 사장은 올해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통해 LG전자의 실적반등과 체질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 속에 부회장 승진이 유력시돼왔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9월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제공>

 

60대 초반의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탁월한 실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임기를 더 늘렸다. 황 사장의 CEO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지만, 연장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창사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데다,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한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회선 수에서 KT를 제치고 2위로 발돋움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는 이와 함께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31명의 R&D인재를 대거 승진시키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 R&D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으로 지난해보다 7명 늘어났다.


눈에띄는 점은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줄기차게 강조해 온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분야에서만 16명, 그리고 소프트웨어(SW) 8명 등 신 성장동력 분야에서 총 24명의 R&D 인재가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전체 승진자는 줄었지만 작년과 같은 9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한 것도 의미가 있다. 이로써 LG의 여성 임원은 2019년초 29명에서 5년 만에 61명으로 급증했다.


LG가 주요 대기업집단 최초로 내년 정기인사를 세대교체로 마무리함에 따라 삼성, SK, 현대차 등도 어떤 색깔의 인사를 단행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반도체 침체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삼성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삼성이 사상 초유의 실적부진과 위기를 맞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을 높다"면서도 "반도체 회복에 맞춰 분위기를 전면 쇄신하기 위한 깜짝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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