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항공으로 새 출발한 티웨이, 풀어야 할 재무 리스크

체크Focus / 이강민 / 2025-09-09 17:04:44
유럽 노선 진출과 고환율이 맞물리며 흑자에서 다시 적자로
재무 건전성과 네트워크 확장을 병행하며 경쟁력 회복 모색 중
▲ 트리니티항공 CI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올해 초 티웨이항공이 대명소노그룹으로 넘어갔다.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이 바뀌고, 정부 심사를 통과한 뒤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새로 꾸렸다. 소유와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자 회사는 브랜드와 사업 방향을 함께 손보기로 했다. 그 결과가 ‘트리니티항공’이라는 새 이름이다.

항공과 숙박, 여행을 한 묶음의 경험으로 설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세우고, 실제 적용은 앱과 웹, 판매 채널, 제휴 상품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이름 교체가 아니라, 모회사와의 결합을 토대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다만 새로운 출발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재무 불안정과 높은 부채비율은 투자 여력을 제약하고 있고, 유럽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 약화도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다. 또한 항공·숙박·여행을 연결하는 통합 전략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입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유럽 노선 진출과 고환율이 맞물리며 흑자에서 다시 적자로

티웨이항공의 재무 상황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요동쳤다. 2023년 국제선 회복으로 매출 1조3000억원을 넘기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2024년 들어 유럽 노선 진출과 고환율이 겹치면서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용이 더 크게 불어나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문제가 더욱 뚜렷해졌다. 매출은 8245억원까지 늘었지만 누적 순손실은 1228억원으로 불어났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353%까지 상승했다. 높은 부채는 기업 신뢰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신용등급 하락이 뒤따르면 차입 비용은 더 높아지고, 신규 투자와 자금 조달도 어려워질 수 있다.

손익 구조가 무너진 점도 큰 문제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비용이 더 빠르게 불어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굳어졌다. 장거리 노선 확대는 외형을 키우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매출 성장은 곧바로 손실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본의 약화가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점도 문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면 외부 투자자는 물론 금융기관도 자금 지원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이는 항공기 도입, 신규 노선 확대, 서비스 개선 같은 필수 투자 계획에 직접적인 제약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비용 구조의 급격한 변화다. 유럽 노선 운항으로 노선 구조가 바뀌면서 운항편수 증가는 제한적이었지만 좌석당 거리 운항 거리는 크게 늘어나며 비용이 증가했다.

동시에 여름 성수기가 끝나고 비수기에 들어서자 승객 수요가 줄었다. 늘어난 비용을 감당할 만큼 매출이 따라오지 못하며 영업에서는 적자가 났다.

낮은 항공기 가동률도 문제 중 하나다. 혼합 기단을 바탕으로 장거리 투입을 늘렸지만 분기 말 기재 수가 늘어난 데 비해 기재가동률은 절반 안팎에 머물렀다. 
 

▲ <사진=트리니티항공>
 
◆ 트리니티항공 장거리 노선, 경쟁력 약한 이유

장거리 노선의 성패는 결국 세 가지, 즉 비행기에 얼마나 많은 좌석을 실을 수 있느냐, 얼마나 멀리 날아갈 수 있느냐, 그리고 운임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트리니티항공이 유럽에 투입한 주력 기종은 에어버스 A330-200인데, 이 기종은 좌석이 200석대 중반으로 대형항공사들이 투입하는 300석 이상 항공기들과 비교하면 규모에서 밀린다.

회사가 보유한 A330-300은 좌석이 더 많지만 항속거리가 짧아 러시아 영공을 지나야만 유럽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항로를 쓸 수 없어 사실상 유럽 직항에 투입하지 못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장거리 운항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여기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심사 과정에서 장거리 운임 인하 압력이 작동하면서 트리니티항공의 수익 단가 방어도 약해졌다.

트리니티항공 장거리 노선의 다른 약점은 글로벌 항공동맹에 가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스타얼라이언스나 스카이팀 같은 대형 동맹에 들어가면 전 세계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환승 승객을 끌어올 수 있으며, 마일리지·수하물 연계 같은 혜택도 따라온다.

하지만 동맹 가입은 단순한 제휴가 아니라 사실상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수준의 협력이다. 마일리지 제도, 예약·발권 전산 시스템, 수하물 처리 시스템, 글로벌 서비스 표준, 안전 운항 이력까지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트리니티항공은 단거리와 일부 장거리에 국한돼 있어 글로벌 연결성 측면에서 부족하다. 재무 건전성도 동맹 가입 심사에서 중요한 요소다. 이런 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분간 정회원 가입은 어렵고, 일부 노선을 한정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팅 파트너’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재무 건전성과 네트워크 확장을 병행하며 경쟁력 회복 모색

트리니티항공은 항공동맹이 없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에어프레미아와 인터라인 협약을 체결했다. 이 제휴로 승객은 한 장의 항공권으로 미주와 유럽, 아시아 노선을 이어서 이용할 수 있고, 환승 절차도 간소화된다.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장거리 네트워크와 트리니티항공의 유럽·아시아 네트워크를 묶어 고객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재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주주의 지원도 받았다.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실행됐고, 9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발행됐다.

동시에 중·단거리 노선에서 현금흐름을 보강하고, 장거리는 성수기·수익성 검증 노선 중심으로 탄력 운용하고 있다. 부가서비스(좌석 지정·수하물 등)와 화물 매출 확대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고, 수하물 허용량·요금 정책을 조정해 단가 개선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안전 운항 체계를 바탕으로 장거리 노선의 안정적 운영과 기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신규노선 취항 및 화물사업, 부가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다양한 방안의 실적 증대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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