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대강리뷰] 파밍에 끝이 없다…‘퍼스트 디센던트’

황 기자의 대강대강리뷰 / 최영준 기자 / 2024-07-11 08:36:16
넥슨, 루트슈터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보란 듯이 ‘흥행 성공’
수려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빼어난 그래픽과 잘 살린 ‘파밍의 맛’
‘타격감’과 ‘밸런스’는 아쉬운 모습
▲ 넥슨은 지난 2일 루트슈터 신작‘퍼스트 디센던트’를 출시했다.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해 만든 게임인 만큼 그래픽이 수려하다는 말로도 모자를 만큼 압도적이다. <자료=인게임 캡처>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넥슨이 처음 도전하는 장르인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가 지난 2일 출시 이후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루트슈터는 슈팅 게임에 아이템 파밍과 캐릭터 육성 등 롤플레잉게임의 요소를 적용시킨 장르다. 해당 장르의 대표격으로는 유비소프트의 ‘더 디비전’과 번지의 ‘데스티니 가디언즈’ 정도가 있다. 기존의 루트슈터는 호불호가 크게 작용하는 장르로 대중적인 게임이라고 볼 수 없었지만, 넥슨의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는 훌륭하게 대중화에 성공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10일 기준 스팀 최고 인기 게임 차트에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서비스 첫날부터 일일 동시 접속자 20만명을 유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해당 지표 역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비주류였던 루트슈터 장르의 게임을 어떻게 흥행시킬 수 있었는지 확인해 봤다.


◆ 시선을 사로잡는 훌륭한 그래픽과 월등한 ‘파밍’의 재미

퍼스트 디센던트는 초반부만 조금 진행해봐도 그래픽이 정말 상당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며 연출되는 컷씬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세하고 수준 높은 그래픽은 이용자에게 몰입과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게임 개발에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해 광원 효과와 환경 요소 등이 확실히 뛰어나다. 고사양 게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최적화 문제 역시 첫 클로즈 베타 당시에는 문제가 많았지만 상당히 극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더불어 퍼스트 디센던트를 흥행에 성공하도록 한 요소는 역시 ‘파밍’이다.
 

▲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초반임에도 각기 다른 능력을 보유한 14종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캐릭터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재료를 정말 열심히 수급해야 한다. <자료=인게임 캡처>

퍼스트 디센던트는 루트슈터 장르에서 큰 획을 그은 기성작인 ‘더 디비전’과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장점을 제대로 학습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일반 모드의 스토리를 모두 진행한 뒤, 게임에서 사용되는 무기와 새로운 캐릭터를 해금하는 데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파밍하면서 게임의 본격적인 재미가 시작된다.


이쯤부터 내 캐릭터는 쉽게 쓰러지고 몬스터는 점점 죽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캐릭터 레벨과 착용 무기의 숙련도 레벨을 초기화해 착용 가능한 모듈의 수용량을 늘려 능력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결정화 촉매’ 또한 파밍을 통해 제작해야 한다. 반복의 시작인 셈이다.

지루하다고 느낄만한 반복적인 전투를 진행하면서도 꽤 많은 양의 제작 재료와 지속적인 획득 시도를 요구하는 특수 아이템을 사용해 진행하는 캐릭터 해금과 무기 제작은 ‘집념’이라는 게이머의 트리거를 작동하기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이다.

 

▲ 퍼스트 디센던트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결정적인 아이템 ‘결정화 촉매’. 들어가는 재료가 꽤나 많은 편이다. <자료=인게임 캡처>


◆ 다소 아쉬운 ‘슈팅’과 ‘편의성’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퍼스트 디센던트에도 역시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가장 큰 문제라고 느껴졌던 두 가지는 슈팅와 편의성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아쉽다고 느낀점은 총기 반동 등이 너무 쉽게 세팅되어 슈팅의 재미가 좀 떨어진다는 것이다. 몬스터를 캐릭터가 직접적으로 타격하지 않는 슈팅장르 특성상 총기의 격발음과 반동이 타격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격발음은 대체로 만족스러웠으나 간혹 아쉬운 몇몇 무기가 존재했으며, 반동이 너무 쉽게 잡혀 격발 난이도가 낮아 타격감이 심심한 느낌을 받았다.

 

▲ 퍼스트 디센던트는 몬스터에게 약점 특정 부위를 타격해야 이득을 취할 수 있지만, 총기 반동 등 슈팅 난이도가 굉장히 낮은 편이라 타격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자료=인게임 캡처>


편의성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의 일부 주요 아이템은 특정 퀘스트를 진행해 ‘비정형 재료’를 획득한 뒤 이를 또다시 ‘연결 재구축 장치’에서 사용해 일정 확률을 뚫어 획득해야 하는 이중 파밍 구조로 되어있다. 문제는 캐릭터나 무기를 해금하는데 필요한 주요 아이템인 ‘강화 세포’와 ‘안전화 장치’, ‘나선 촉매’ 등 일부 재료들의 수급처 안내가 한 번에 되지 않다는 점이다.

캐릭터 혹은 무기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재료의 획득 정보를 확인해 보면 비정형 재료가 필요하다고 안내된다. 이를 획득하기 위해 비정형 재료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파밍이 주요 콘텐츠인 게임에서 파밍 경로를 이중으로 꼬아서 안내한다는 점은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역시 게임 이용자의 대부분이 이런 편의성을 불편 사항으로 꼽는다.

또 다른 단점을 꼽자면 캐릭터와 무기의 밸런스를 말할 수 있겠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캐릭터를 개개인 입맛에 맞춰 성장시킬 수 있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모듈을 제공하지만, 모듈의 다양성은 캐릭터 육성의 다양성으로 직결하지 못했다.

출시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특정 무기와 특정 모듈을 사용하는 정석적인 성장 빌드가 정형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총기와 캐릭터, 모듈의 밸런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상위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이용자들은 대다수 ‘조련사’라는 기관총을 사용하고 있다. 궁극 등급의 무기를 포함한 전체 무기 중에 독보적으로 강력한 성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밸런스 문제는 언제든 패치를 통해 다룰 수 있기도 하거니와 루트슈터라는 지속적인 성장을 요하는 장르적 특성을 살펴보면 넥슨이 이를 좌시할 리가 없다. 게임 이용자들 역시 아직 출시 초반인 만큼 이 문제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분위기다.

 

▲ 상당히 많은 종류의 모듈을 만들었지만 정작 쓰이는 모듈의 수는 별로 없다. 총기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 <자료=인게임 캡처>


퍼스트 디센던트를 쭉 플레이하며 느낀 점은 역시 ‘흥행에는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기성작들의 장점을 제대로 학습해 넥슨만의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루트슈터는 슈팅의 재미와 밸런스를 잃어서는 안된다. 지금 슈팅의 난이도나 타격감 등이 아쉬운 점은 게임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차차 수정되리라 믿고 있지만, 밸런스 문제는 심각하다.

현재의 언밸런스가 지속되면 이용자들은 금새 흥미를 잃고 떠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장이 정형화된 만큼 빠르게 파밍을 끝내게 되고, 이후 이용자들은 “그래서 이제 뭐함?” 이라고 외쳐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앞서 슈팅장르에서 ‘베일드 엑스퍼트’라는 고배를 마신 전적이 있다. 개발기간 꽤 많은 호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정식 출시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떨어져 출시 약 7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부디 퍼스트 디센던트는 시기를 놓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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