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하반기 경기 좋아진다는 데...제조업계 "3분기 더 나빠질 것"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3-06-27 16:54:10
대한상의 3분기 BSI 2분기보다 하락....주요경제기관과 괴리감 커
내수와 수출 모두 더 나빠져...바이오 등 일부업종만 기준치 상회
의류 등 유통업체도 부진 예상...내수와 수출 BSI 모두 하락 주목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조업계 BSI가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2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하는 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낙관하는 지 이해가 안갑니다. 기업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않으며, 3분기에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전자부품용 제조하는 A사 사장의 푸념이다. 정부를 비롯해 주요기관들이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제조업체들의 경기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전국 제조기업들이 내다보는 3분기 경기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 기류가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선 제조업체들의 향후 경기 전망이 갈수록 어둡게 나타나 주목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3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수출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6월에는 균형에 가까운 무역수지 개선과 수출 감소세 둔화가 기대되는 등 수출 회복의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상승세의 자동차마저 BSI가 기준치 이하 떨어져

정부와 주요 기관의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제조업체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30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제조기업들의 올해 3분기 BSI는 91로 나타났다.


2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점차 호전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제조부문의 BSI가 전분기(94)보다 오히려 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로써 2021년 4분기부터 8개 분기, 즉 2년 연속으로 경기 전망이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를 시작으로 경기 회복세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주요 기관의 전망과 적지않은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조업 경기 전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수출이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부문별 BSI를 보면 내수(94→90)와 수출(97→94) 모두 전 분기보다 3~4p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약(115), 의료정밀(105) 등 바이오 산업과 식음료(108), 조선(106) 등 일부 업종만이 기준치를 상회했으며 나머지는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IT·가전(83)을 필두로 전기(86), 철강(85), 섬유·의류(75) 등 주력 업종들들이 줄줄이 기준치를 하회했다.


수출 호조로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자동차(98) 마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것이 눈길을 끈다. 화장품(93), 기계(92) 업종도 3분기에는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또 철강(85) 및 비금속광물(78) 업종은 건설경기 불황과 레미콘 수급 차질의 영향으로 경기 악화가 전망됐고, 목재·종이(73), 섬유·의류(75), 가구(78) 등 내수업종 기업들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 제조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안산산업단지. <사진=연합뉴스제공>

 

■ 지역별 BSI희비교차...하반기 최고 리스크는 원자재 가격

지열별 경기전망은 특화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충남(100)과 전북(100)을 제외한 전 지역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다만 조선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울산(97), 전남(97), 부산(95) 지역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었다.


섬유업종 중심지인 대구(79)가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으며 전기·전자와 기계 비중이 높은 대전(86), 경기(87), 광주(88) 지역도 기준치에 훨씬 못미쳤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긴축이 다시 강화할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긴축재개로 인한 금리인상이 글로벌 수요를 더욱 위축, 국내 제조업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출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제조업체들은 또 1, 2분기 연속 부진으로 제조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상반기 영업 실적이 당초 목표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올해 계획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 응답 기업의 43.5%가 '소폭 미달'을, 18.9%는 '크게 미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기업의 62%가량이 당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리스크 요소로는 예상대로 높은 물가 및 원자재가 지속이 60.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어 내수 소비 둔화(44.3%), 수출 부진 지속(23.2%), 고금리 상황 지속(20.0%), 원부자재 수급 차질(12.6%), 고환율 상황 지속(1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선제적 통화정책으로 소비와 투자 심리를 살리고, 구조적 수출둔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에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 완전한 엔데믹 분위기에서 모든 사회활동이 재개돼 의류와 같은 관련 소비재 성격의 기업들은 경기가 다소 호전되겠지만, 해외 여행으로 소비가 분산되고 고물가 여파로 구매단가도 떨어져 전반적인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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