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과 맞먹는 '공사비 분담금'… 시공사·조합 간 분쟁 확산

산업 / 양지욱 / 2024-02-13 16:52:04
▲ 서울시 '35층 높이 제한' 폐지, 스카이라인 바뀔 듯<사진=연합뉴스>

 

재건축 시장에서 추가 공사비 분담금 문제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에, 건축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조합이 내야 하는 공사비 분담금이 예상보다 2~3배 커지자 재건축 사업 계획을 포기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8차 337동’ 재건축이 분담금 문제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이 사업은 한강 변에 자리 잡은 1동, 13층 아파트를 2동 31층으로 다시 짓는 것이다. 이주와 철거까지 모두 마친 상황이다. 

 

5년 전 재건축을 처음 추진할 때 같은 평형대 가구당 분담금은 3억~4억원으로 추산됐다. 최근 조합은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를 근거로 분담금을 다시 계산한 결과, 전용면적 111㎡를 보유한 조합원이 면적을 줄여 97㎡ 아파트를 받아도, 내야 하는 분담금은 12억1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조합원들은 분담금이 과도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 사업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2022년 조합원 분양 당시 제시된 분양가는 전용 59㎡ 5억5000만원, 전용 84㎡ 7억7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총회에서 제시된 분양가는 각각 6억8000만원, 9억2000만원으로 가구당 부담이 1억원 이상 늘었다.

인근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은 높은 분담금 문제로 시공사 갈등을 빚으면서 법적 분쟁에도 휘말렸다. 이 단지는 전용 84㎡를 받으려면 현재 아파트 시세(4억7000만원)대비 2배가 넘는 5억원을 더 내야 한다는 추산이 나오자, 지난해 말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시공사인 GS건설은 애초 제시된 공사비는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된 금액이었다며 시공사 선정 이후 투입된 비용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1지구는 '초고층 재건축 설계'를 거부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규제를 풀어 최고 70층 재건축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수1지구 조합은 공사비를 우려해 50층 미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성수1지구 조합이 70층 재건축을 거부한 것은 70층 이상 초고층 설계로 재개발 진행 시 공사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반해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은 49층 미만일 때보다 공사비가 1.2~1.3배 정도 높아지고 심의 및 인허가 절차가 추가돼 사업기간도 10개월~1년가량 늘어난다.

 

한편, 공사비 분쟁이 확산하자 정부는 지난달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내놨다. 공사비 산출 근거, 설계변경,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 기준 마련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 조합과 시공사의 분쟁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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