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전국단위 온라인 도매시장…2027년 3조7천억원 규모 육성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온라인 도매시장 출범을 맞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농산물을 둘러보며 관계자에 얘기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제공> |
시공을 초월해 24시간 내내 전국 단위의 농축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도매시장이 30일 문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이 유통시장의 대세로 정착된 가운데, 이제 농축산물의 도매까지 온라인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송파구 소재 가락시장과 경쟁할 ‘온라인 가락시장’이 개장한 것이다. 유통 체계를 디지털로 구현한 전국 단위의 온라인 농축산물 도매시장 구축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로써 농축산물 유통 단계가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각종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으로 인한 농가 수익의 증대와 전반적인 농축산물 가격 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정황근 장관을 비롯, 내외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농산물 유통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할 농축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 46억투입 10개월 만에 개장… 물류 획기적 개선 기대
온라인 도매시장은 일정 요건을 갖춘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자유로운 직거래가 가능한 전국 단위 시장이다.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농축산물 유통 혁신을 위해 농식품부가 지난 2월 민관 합동 개설작업반을 구성,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나선 지 10개월 만의 개장이다. 정부는 그간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46억원을 투입했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으로 상품 거래가 체결된 이후 산지에서 구매처인 소매업자로 직접 배송함으로써 기존 물류 환경의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오프라인 농산물 거래는 농가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면 산지 유통인이 이를 수집해 선별하고 포장한다. 이후 도매시장을 거쳐 소매상에게 전달하는 등 3단계 이상의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쳐야 했다.
|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계 최초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출범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출범식에서 “세계 최초 온라인 도매시장은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온라인에 또 하나의 ‘가락시장’을 만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정 정관은 이어 “온라인 도매시장을 2027년까지 3조7천억원 규모로 키우고, 이를 통해 도매 단계 유통 비용을 7000억원 절감해 그 혜택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연간 거래약은 4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도매시장을 4년안에 가락시장의 약 8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온라인 도매시장의 개장은 전체적인 물류비용 절감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적잖은 이득이 될 전망이다. 유통단계를 축소한 데 따른 비용 절감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실제 농식품부가 지난 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시범 운영 기간에 이뤄진 111건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출하·도매 단계 비용은 물류 최적화로 인해 기존 오프라인 대비 물류 비용이 7.4% 낮아졌다. 농가 소득도 증가했다.
농가 수취 가격은 위탁 수수료 절감 등에 따라 4.1%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인도의 카르나타카주가 농산물 도매시장을 디지털화한 결과 농가 소득이 무려 38%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 농심품부 “일단 38개품목 거래… 거래 인센티브 도입”
결국 온라인에 또 하나의 도매 시장이 생기는 것인 만큼 생산자는 새로운 출하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구매자 역시 전국의 상품을 플랫폼에서 비교하고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일단 온라인 도매시장 출범 초기에는 과일, 쌀, 계란, 돼지고기 등 38개 품목을 판매하고 이후 가공식품 등 품목을 단계적으로 추가해 나갈 방침이다.
| ▲국내 최대규모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
농식품부는 특히 조기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거래 상품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량 거래 시 업체의 품질관리 역량을 고려, 판매자 자격요건을 거래 규모가 연 50억원 이상인 생산자 단체와 법인으로 한정했다.
플랫폼에서 품목, 수량 등 기본 정보 제공 외에 당도·산도, 크기(㎝) 등 상세 정보를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 또 만약 품질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면 당사자 간 자율 합의,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중재관 중재, 분쟁조정위원회 중재안 의결·제시 등 3단계 조정 과정을 통해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운영 초기에는 판매자와 구매자에 인센티브도 제공키로 했다. 우선 판매자에 대해서는 거래 금액의 0.3%인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3년간 면제하고, 구매자에게는 특별 보증보험증권(보험료율 상한 1.85%)을 제공하며 견본택배비 등 물류 관련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오프라인 거래가 상당 부분 온라인 형태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온라인 도매시장 출범으로 가락시장 등 기존 오프라인 시장이 피해를 볼 것이라 우려하고 있으나, 시장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오프라인은 시장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온라인은 전국을 대상으로 거래할 수 있어 도매법인, 중도매인들에게는 시장을 넓히고 사업 확장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1호 거래 품목은 양파였고 구매자는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다. 백 대표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해 전남 무안군 전남서남부채소농협에 양파 10t(톤)을 구매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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