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중견 시인 7인이 엮은 ‘시편제’… 유역 문학의 진수를 한 권에 담았다

문화·라이프 / 최성호 / 2025-11-18 16:41:52
고재종·김선태·나종영 등 지역을 넘어선 시적 영향력… 14일 ‘영산강 시인들’ 출간
▲영산강 시인들을 엠엔북스에서 소개한다/사진=엠엔북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영산강 유역을 터전 삼아 오랜 창작 활동을 이어온 중견 시인 7명이 삶의 풍경과 서정을 담아낸 시선집 『영산강 시인들』을 14일 엠엔북스에서 펴냈다.

 

고재종, 김선태, 나종영, 나해철, 박관서, 이지담, 최기종 등 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시적 결을 달리한 대표작 70편을 자선 편으로 묶어낸 것으로, 영산강이라는 공통의 공간에서 길어 올린 감각과 기억, 그리고 유역 문학의 흐름을 한 권에 담아냈다는 평가다.


이번 시선집은 지역 문단을 넘어 전국적 독자층을 확보해온 ‘영산강 시인들’의 개성이 한데 어우러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명의 시집보다 더 큰 시적 긴장과 활력이 생성되며, 독자들에게는 서로 다른 서정과 서사가 자연스럽게 겹쳐 읽히는 체험을 제공한다. 

 

비유와 서정이 빚어낸 언어의 결은 유역의 풍경을 넘어 인간과 공동체의 기억을 정밀하게 잡아내며, 지역을 초월한 보편적 감동을 확장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집에는 강의 빛과 바람, 젊은 날의 생활사, 빈곤과 견딤, 역사와 신화, 재난의 시간, 그리고 삶의 켜가 축적된 음식과 풍경까지 영산강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시적 결이 펼쳐진다. 

 

고재종 시인은 강을 마음의 맥박으로 불러내고, 김선태 시인은 영산강 물길에서 빚어진 생활권의 진실을 드러낸다. 

 

나종영은 강가에서의 기억과 그리움을 공동의 삶으로 확장하며, 나해철은 가난과 견딤의 감각을 영산강의 몸으로 되살린다. 

 

박관서가 중류 몽탄의 역사·전설을 신화적 감수성으로 재구성했다면, 이지담은 홍수라는 사건을 시간의 균열로 기록한다. 

 

최기종은 홍어라는 지역의 음식에 축적된 시간과 정서를 섬세한 결로 포착한다.
 

▲'영산강 시인들'에 참여한 문인들/사진=엠엔북스

시인들의 자전적 고백도 눈길을 끈다. 고재종은 “강 앞에서 할 말이 없다”고 적으며 성찰을 담았고, 김선태는 영산강의 낯빛을 “어둡다”고 표현하며 다시 푸르게 꿈틀대던 기억을 되찾고자 한다. 

 

나종영은 강을 “어머니의 강”이라 회고하며 시의 원천으로 재확인했다. 나해철은 “강이 되었다는 것은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말하고, 박관서는 “산천과 함께 살아온 몸의 줄기가 영산강”이라 밝혔다. 

 

이지담은 꿀벌의 젖은 날개를 보며 자신의 삶을 비유했고, 최기종은 40년 넘게 목포에 뿌리내린 생활이 곧 서정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저자들의 이력 또한 시집의 무게감을 더한다. 

 

신동엽문학상·소월시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 수상 경력을 가진 고재종을 비롯해 김선태 목포대 명예교수, 오월문예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인 나종영, 오랜 창작 경력을 이어온 나해철, 남도 문학 연구자로 잘 알려진 박관서, 서정 감각의 확장으로 독자층을 넓혀온 이지담,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로 활동 중인 최기종까지 한국 현대시에서 독자적 위치를 확립한 이들이 한 권에 모였다.

문단에서는 이번 시선집이 “유역 문예의 진수가 응축된 작품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을 넘어 전국 문학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시인들이 공동으로 펴낸 시선집이라는 점에서, 시적 활력과 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확보한 ‘시편제(詩篇祭)’라는 분석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영산강이라는 공간을 통해 개별 시인의 삶과 감각,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역사를 시로 기록한 작품들이 총체적으로 묶였다”며 “한국 현대시의 흐름 속에서 보기 드문 유역 문예의 집약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선집 『영산강 시인들』은 시적 풍경과 공동체의 기억을 함께 읽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학적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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