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4대그룹 내부거래 LG 빼고 다늘었다...SK 최대폭 상승

체크Focus / 박미숙 / 2023-12-11 16:41:19
공정위,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공개
82개기업집단 752조...26%인 196.4조가 10대그룹 몫
총수일가 지분높을 수록 늘어...공정위 "모니터링 강화"
▲10대그룹의 내부거래가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SK가 가장 많이 늘었고 LG만 수 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미지=연합뉴스제공>

 

10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며 지난해 2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그룹의 계열사 몰아주기 등 간 내부거래의 폐해를 줄이고 공정 경쟁 촉진을 위해 관련 관리감독 규정을 대폭 강화했음에도 10대그룹의 내부거래가 줄어들기는 커녕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대그룹의 내부거래 금액이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액의 2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가 크고 계열사가 많은 대기업을 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계열사들이 촘촘하게 수직계열화 형태로 짜여진 국내 대그룹 구조 상 합법적인 내부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업는게 현실이지만, 중소 중견기업들은 이같은 대그룹의 과도한 내부거래가 공정한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 82개기업집단 내부거래총액 752조...전체거래의 33%

그룹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196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0조5천억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26% 가량 급증한 것으로 최근 5년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올해 5월 지정된 82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소속 2503개 계열회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이 담긴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제공>

 

이에 따르면 82개 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3.4%, 내부거래 금액은 총 752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2%(275조1천억원), 국외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은 21.2%(477조3천억원)이었다.


헤외 계열사와 거래가 국내 계열사 간 거래보다 비율도 9.0%포인트(p) 크고, 금액도 202조2천억원이 많은 것은 해외 고객을 위한 해외거점 판매법인(국외 계열사)과 사이에서 대규모 매출이 발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총수를 두고 있는 상위 10대그룹이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 등 10대 재벌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무려 196조4천억원으로 200조원에 근접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 가량 급증한 것으로 2018년 이후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이에 따라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 내부 거래에서 10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26%까지 늘어났다. 전체거래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13.9%로 전체 거래비중(12.2%)보다 1.7%P 가량 높다.


10대그룹의 내부거래 금액은 정부의 내부거래 관리 강화와 여론 악화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점차 줄어들다가 2021년(155조9천억원) 부터 다시 고개를 바싹 치켜들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2021년 15.1%에서 작년엔 26%로 10%p 이상 커졌다.

◇ 내부거래 총액 1위 삼성...거래비중 1위는 셀트리온

10대그룹 중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SK로 4.6%p 상승했다.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 국면에서 SK에너지의 계열회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라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최근 5년간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그룹은 현대자동차로 2.6%p 늘었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수출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 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는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9%로 감소했다. 지난해 10대그룹 중 내부거래 비중이 한 자릿수인 그룹은 LG가 유일무이하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셑트리온 사옥. <사진=셀트이온제공>

 

전체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재계 순위와 같다. 삼성이 244조2천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차(131조6천억원), SK(125조원), LG(61조9천억원) 등의 순이다. 

 

이들 4대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1년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가 LG를 제외하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체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으로 무려 62.5%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2조4천억원대 규모다. 2021년 42%에서 20.5% 껑충뛰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2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이 됐다. 셀트리온 다음으로는 한국타이어(62.4%), 삼성(58.3%), SK(55.8%), 현대자동차(52.9%)가 뒤를 이었다.


특이한 점은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특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11.7%로 전년 대비 3.1%p 증가했다.

◇ 상표권 사용대가 늘어...총수있는 그룹일수록 많아

특수관계인의 부당이익 제공 행위 관련 규제 대상 회사의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15.6%, 금액은 53.0조원이었다. 해당 규제대상 회사에는 총수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이거나, 그러한 회사가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가 해당된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그룹의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정위의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크다고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 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 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공정위는 특히 최근 계열사간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 사용 집단·수취회사 수(59개 집단·100개 사)와 거래 규모(1조7천800억원)는 늘고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총수 있는 집단의 상표권 유상 사용 비율은 76.4%로 총수 없는 집단의 유상 사용 비율(40.0%)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 시 대가를 명시한 계약을 체결하는 집단이 증가하는 등 상표권 거래 관행이 투명화되고 있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상표권 수취액의 절대 규모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부분은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전문가는 "전후방업종이 수직계열화 형태로 촘촘하게 연결돼있는 한국의 재벌그룹 구조상 내부거래는 많을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 전제하며 "다만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응, 대기업들의 부당 내부거래 형태도 지능적으로, 교묘하게 발전될 가능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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