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vs 공수처, ‘이종섭 출금’ 책임 두고 ‘정면충돌’

체크Focus / 김남규 / 2024-03-18 16:38:56
대통령실 “공수처 출국 허락 받고 호주행” 발표
공수처 “이종섭 출국 허락한 적 없다” 즉각 반박
대통령실 “부적절… 당장 내일 조사하라” 재반박
▲ 이종섭 주 호주 대사. <사진=연합뉴스>

 

호주 대사로 부임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를 둘러싼 책임 소재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고위공직자수사비리처(공수처)가 서로의 주장을 반박, 재반박하는 입장문을 내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8일 오전 ‘현안 관련 대통령실 입장’이라는 언론 배포 자료를 통해 “(이 전 장관이)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며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사는 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며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한·미·일·호주와 안보 협력과 호주에 대한 대규모 방산 수출에 비추어 적임자를 발탁한 정당한 인사”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실은 “이 대사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고 공수처도 고발 이후 6개월간 소환 요청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이 대사는 대사 부임 출국 전 스스로 공수처를 찾아가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언제든 소환하면 귀국해서 조사받겠다고 했다. 공수처도 다음 기일 조사가 준비되면 소환 통보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발표에 공수처는 “호주 대사로 부임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 장관이 공수처의 허락을 받고 출국했다는 대통령실의 전날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25분 언론 공지를 통해 “수사 상황에 대해 확인드리기 어렵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나 대통령실 입장 내용 중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며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다. 해당 사건관계인 조사 과정에서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건관계인이 법무부에 제출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며 “출국금지 해제 과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물론 소환조사 일정 등 수사 상황에 대해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수처의 반박 이후 대통령실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공수처의 입장을 재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대사가 출국하기 전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다음 수사 기일을 정해주면 나오겠다고 했다”며 “공수처에서 다음 수사 기일을 정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사실상 출국을 양해한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법무부 출국금지심사위원회도 출국을 허락한 것이다. 만약에 공수처가 그렇게 급하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조사하라”며 “이 대사가 그냥 국내에 들어와 공수처에 수사해 달라고 시위라도 해야 하느냐. 이 대사에게 귀국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공수처가 먼저 소환 통보를 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의 수사를 무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임성근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본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결재한 후, 이를 번복하고 경찰에 이첩된 자료를 회수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은 지난 7일 공수처에서 약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대사직을 수행하기 위해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이에 법무부는 8일 “출국금지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며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토요경제 / 김남규 기자 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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