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관리 넘어 개별 종목 위험 대응 요구…자율관리 미흡 시 추가 규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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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연합뉴스] |
증권업계의 신용융자 잔고가 5개월 사이 8조원 가까이 감소했지만 금융감독원은 오히려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신용융자 총량이 줄어도 특정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면 주가 급락 시 대규모 반대매매로 시장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최고리스크담당자(CRO) 간담회를 열고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의 철저한 이행을 요구했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지난 6월 간담회 이후 증권업계의 신용융자 관리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산시스템 구축과 내부규정 정비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시장 상황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관리 강화를 요구한 배경에는 신용융자 잔고의 절대 규모와 종목별 집중 위험이 있다.
국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5월 말 38조원에서 6월 말 37조3000억원, 7월 말 32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8월 말 33조2000억원, 9월 말 33조3000억원을 기록한 뒤 이달 22일 30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5월 말과 비교하면 7조7000억원, 약 20.3% 감소한 규모다. 다만 지난해 같은 시기 잔고가 24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 신용융자 잔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일부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는 위험은 남아 있다. 특정 종목에 신용융자가 몰리면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질 때 반대매매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반대매매 물량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고 추가 반대매매를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와 10개 종투사는 이달부터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신용융자를 포함한 총 신용공여 잔고를 자기자본의 90%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법규상 한도인 자기자본의 100%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19일부터는 특정 종목의 신용융자 잔고가 해당 증권사 전체 신용융자 잔고의 15%를 초과하면 별도의 관리방안을 마련해 비중을 줄이도록 했다.
다만 종목별 관리 기준은 기존 투자분이 아닌 신규 투자분부터 적용한다. 기존 신용융자 잔고를 일괄적으로 청산하도록 하는 조치는 아니다.
증권사는 종목별 집중도와 투자자별 이용 규모,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 신규 신용융자 한도를 축소하거나 보증금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주목할 대목은 금융당국이 자율관리 기준을 준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서 부원장보는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리스크관리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신용융자가 급증할 경우 정해진 관리 기준에 도달하기 전이라도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관리가 전체 잔고와 법정 한도 중심에서 개별 종목의 위험과 투자자 손실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권사별로 고객 구성과 신용융자 이용 종목이 다른 만큼 실제 관리 부담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전체 신용융자 잔고가 자기자본 대비 낮은 증권사라도 특정 종목에 신용융자가 집중돼 있다면 별도의 위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자율관리 이행이 미흡할 경우 추가적인 규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다만 현재 추가 규제의 구체적인 방식이나 시행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와 업계가 앞서 논의한 종목별 관리 기준의 15%에서 10%로의 강화, 신용융자 최저 보증금률 인상 등도 실제 시행 여부와 시점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융자 확대를 통한 이자수익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위험 관리 수준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신용융자 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면 일부 종목의 신규 신용거래가 제한될 수 있지만 시장 급락 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증권업계의 총 신용공여 한도와 종목별 비중 관리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향후 감독의 초점은 신용융자 잔고의 증감 자체보다 증권사가 개별 종목의 위험을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하는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자율관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실제 신용융자 집중도가 얼마나 낮아졌는지가 추가 규제 필요성을 판단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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