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금융위가 지도·예산 승인…감독 독립성과 책임성 균형이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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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금융감독원의 독립성 문제로 번졌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금융정책을 만드는 금융위원회가 감독기관의 예산과 운영까지 통제하는 구조에서는 정책 부작용을 독립적으로 견제하기 어렵다며 감독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21일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범인은 정책에 종속된 금융감독체계’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금융위의 금감원 지도·감독권과 예산 승인권을 국회로 넘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개인이나 특정 기관의 판단보다 정책과 감독이 얽힌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금융위원회법상 금융위는 금감원의 업무·운영·관리를 지도·감독하고 정관 변경과 예산·결산을 승인한다. 금감원 역시 금융위 또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아 금융회사 검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노조가 지적한 금융위의 금감원 통제 구조 자체는 현행 법률에 근거한다.
논란이 커진 직접적인 계기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 과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4월 국내 우량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허용 근거를 마련했고, 5월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ETN이 상장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진행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예비심사가 끝나기 전에 금감원 심사가 진행된 사례가 처음인지 묻는 질문에도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정책 일정과 감독 심사 사이의 관계가 다시 논란이 된 배경이다.
노조는 이 같은 구조에서는 금감원이 정책의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해도 조직과 예산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적극적인 반대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뒤에는 감독 책임을 금감원이 지면서 행정부의 통제는 오히려 강화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노조 성명 가운데 금감원에 금융위 안건 상정 권한이 없다는 부분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현행 금융위원회 운영규칙은 금감원장이 금감원 업무 범위에서 필요한 안건의 상정을 금융위원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의안으로 상정하도록 돼 있다. 금감원이 독자적으로 안건을 상정·의결하는 권한은 없지만 공식적인 상정 요청 절차는 존재한다.
노조는 이보다 한 단계 강한 권한을 요구한다. 금융위가 갖고 있는 감독규정 제·개정 권한 일부와 안건 상정 권한을 금감원에 부여해 정책당국과 별도로 감독기관이 제도 개선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장 임명 과정에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도입하고 금융위가 가진 금감원 예산 승인과 지도·감독 권한도 국회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금감원 운영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유지하되 통제 주체를 정책당국에서 국회로 바꾸자는 구상이다.
공공기관 지정 문제도 다시 꺼냈다. 정부는 지난 1월 금감원의 2026년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면서 정원 조정과 조직개편, 경영공시 등을 강화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지정 여부는 내년에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노조는 매년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을 놓고 행정부의 통제를 받는 구조를 없애기 위해 금감원을 지정 대상에서 법률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감독기관의 독립성을 높이는 것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같은 정책 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감독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면 정책에 대한 견제 기능은 커질 수 있지만 예산과 조직, 규제 권한을 가진 기관을 누가 통제할 것인지라는 문제가 다시 남는다.
이번 성명의 의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책임 소재를 금감원과 금융위 가운데 어디에 돌릴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정책 수립과 금융회사 감독을 현재처럼 하나의 위계 안에 둘지, 감독기구에 더 강한 독립성과 규정 제·개정 권한을 부여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논란이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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