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IBK기업·농협 등 수천억원 부당대출 적발..."윤리의식 실종"

경제·금융 / 김소연 / 2025-03-25 16:28:52
기업은행 부당 거래 규모 가장 커...총 58건, 882억원 규모

▲ 25일 금감원은 IBK기업은행과 농협조합 등 금융권 전반에서 수천억원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사진=토요DB>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농협조합 등 금융권 전반에서 수천억 원대의 부당대출이 무더기로 적발돼 금융권 종사자들의 윤리의식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금융감독원은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거래 검사 사례를 공개하며 금융사 내부의 부실한 통제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에서는 전·현직 임직원과 그 배우자, 친인척, 입행 동기, 사적 모임, 거래처 등이 얽혀 총 58건,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이뤄졌다.

특히 기업은행에 14년간 재직했던 A씨는 퇴직 후 부동산 중개업소와 법무사 사무소를 차명으로 운영하며 현직에 있는 배우자와 입행 동기, 사모임 인맥을 동원해 7년간 총 51건, 785억원의 부당대출을 실행했다. 허위 증빙자료를 통해 자기 자금 없이 대출금만으로 토지를 구입하거나 공사비를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A씨는 다수 임직원에게 골프접대를 제공하고 일부 임직원 배우자를 본인이 실소유한 업체에 채용하는 등 조직적인 유착 구조를 형성했다”며 “관련 임직원 10명을 포함해 23명이 국내외에서 골프 접대를 정황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기업은행의 부당대출 잔액은 535억원이며, 이 중 95억원(17.8%)이 부실화됐다. 향후 부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기업은행이 이러한 사고를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내부 제보를 통해 비위를 파악해 같은 해 9~10월 진행된 자체조사 이후 결과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농협조합 역시 5년간 392건, 1083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이상 조합 등기 업무를 담당한 법무사 사무장 B씨가 조합 임직원과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준공 전 30세대 미만의 분양계약이 실거래 신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매매계약서를 변조해 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전·현직 임원 4명이 고가 사택을 임차하면서 116억원의 임차보증금을 수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임원은 사택 제공 명목으로 보증금을 수령한 후 이를 개인 분양주택 잔금 납부에 사용하는 등 제도를 악용했다.

이외에도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우리은행 등에서도 부당대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저축은행에서는 부장이 26억5000만원 규모의 PF대출을 부당 취급하며 214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으며 여신전문금융회사 투자부서 실장은 친인척 명의의 법인을 내세워 121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실행해 적발됐다.

앞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 730억원을 취급한 우리은행은 일부 직원이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업체에 재취업한 사실도 적발됐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은 내부 윤리규정이나 복무규정에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선언적으로만 규정하고 자발적 신고에 의존하는 등 통제 시스템이 실효성이 없다”며 “부당행위가 발생해도 평판 훼손을 우려해 축소하거나 온정주의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제재하고 수사기관 통보, 내부통제 실태 점검 및 업계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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