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확률형 아이템 정조준…게임업계 전방위 조사 ‘폭풍 전야’

체크Focus / 최영준 / 2025-04-21 16:46:25
KOG·그라비티·위메이드 등 3건 제재…웹젠·엔씨·크래프톤도 조사 마무리 수순
슈퍼계정·확률 조작 의혹 확산…“이젠 숨길 수 없는 시대”
▲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에 연이어 제재를 가하면서, 게임업계 전반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게임 내 유료 콘텐츠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간 쌓여온 이용자들의 불신도 일제히 폭발할 조짐이다.

공정위는 21일 그라비티와 위메이드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발방지 보고명령과 함께 과태료 각 250만원을 부과했다. 문제가 된 게임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다.

공정위는 이들 게임이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실제보다 높은 당첨 확률을 고지해 소비자를 오인시켰다고 판단했다. 다만 두 회사가 자진 환불과 보상 아이템 지급 등으로 일정 수준의 피해 구제를 완료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 대신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이번 제재는 지난 14일 발표된 코그(KOG)의 ‘그랜드체이스 클래식’ 제재에 이은 연속 조치다. 당시 공정위는 KOG에 시정명령과 3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게임은 캐릭터 성능을 올리는 확률형 아이템의 당첨률이 고정되어 있다고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일정 횟수 전까지 당첨이 불가능하거나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당첨률이 변동되는 구조였다. 공정위는 이를 ‘중대한 기만행위’로 봤다.

문제는 이 같은 제재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이미 엔씨소프트, 웹젠, 크래프톤,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게임사 대부분은 지난해부터 현장 조사와 서면 질의를 받았으며, 최근 대부분의 조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의 시작점은 넥슨이었다. 지난해 1월 ‘메이플스토리’의 아이템 확률 논란으로 공정위가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관련 민원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조사 범위는 급속히 확산됐다.

웹젠은 ‘뮤 아크엔젤’의 확률 아이템 조작 의혹을 비롯해 ‘뮤 오리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등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의 공정성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컴투스는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관련 분쟁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양사 모두 지난해 현장점검을 거쳤다.

가장 민감한 사안은 엔씨소프트다. 단순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넘어, 자사 대표작인 ‘리니지M’, ‘리니지2M’에서 관리자 권한 계정(일명 ‘슈퍼계정’)이 유저 콘텐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사의 강도도 높아졌다. 해당 사건은 이용자 1000명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며 공론화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비공개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며 “이번 공정위 조치는 단순 과징금을 넘어 게임 산업의 신뢰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이달 발표한 3건의 확률형 아이템 사건 외에도, 지난해 접수된 다수의 신고에 대한 조사를 대부분 마친 상태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는 그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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