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분리매각 가능성 고개...노조, "동의 받아야" 경고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2-07-28 16:08:31
강석훈 산은 회장 "분리매각 등 다양한 방안 검토중"...내달 컨설팅보고서 제출 후 급물살 탈듯
▲ 28일 오전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강석훈 산은회장이 이날 참석, 대우조선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피력했다. <사진=연합뉴스>

 

'K-조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대우조선해양(DSME)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경쟁력 제고 방안을 준비하면서 분리매각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공식화해 대우조선 노조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이 담긴 컨설팅 보고서가 1~2개월 뒤에 나올 것"이라며 대우조선 매각 시나리오 중 하나로 분리매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경영컨설팅을 받고 있을 뿐 방산 부문을 떼어낸 분할 매각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경우에 따라 분리 매각도 가능하다는 것을 공론화한 셈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대우조선을 방산과 상선으로 쪼개어 파는 분리매각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의 분리매각 방안은 과거에도 대우조선 구조조정 초기에 검토된 바 있지만, 방산 부문의 투자자 제한 규제로 오히려 매각의 아킬레스건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분리 매각의 현실성이 떨어짐에데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회장이 국회에 나가 직접 분리매각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노조는 그 배경에 의심스럽다며 즉각 우려를 표했다.


대우조선 노조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측은 2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괄 매각이 쉽지 않으니 방산과 상선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론을 통해 분위기를 몰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분리매각 여론몰이를 당장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노조측은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로 촉발된 금속노조 탈퇴 분위기가 분리매각 추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산업은행측이 보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 노조의 내부 갈등을 유발, 결국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이어 "조선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대우조선 매각은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 없이는 절대로 이행될 수 없으며 이행해서도 안된다"면서 "조선산업과 기자재업체의 원상 회복과 발전을 전제로 한 새로운 경영 주체를 확보하는 것을 대우조선 매각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궁극적인 매각의 목표에서는 노조와 산은측의 입장이 같아 보인다. 강 회장이 이날 국회발언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이 단순히 기업의 관점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조선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와 구조조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컨설팅사들은 이르면 내달 중으로 대우조선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 컨설팅 보고서 초안을 산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엔 대우조선 자체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과 적절한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이 모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원래 대우조선 경쟁력 제고방안 컨설팅 보고서는 이달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대우조선 하청 파업 사태로 1~2개월 늦어진 것이다.


정부는 컨설팅 보고서를 전달받는대로 내부 검토를 마친 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 관리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어서 대우조선의 처리 방안은 늦어도 9월초엔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만약 대우조선의 일괄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매각쪽으로 결론을 낸다고해도 매각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대우조선을 포함한 조선업계 빅3가 저마다 고부가 선박쪽으로 사업방향을 틀면서 수주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업계의 채선성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다가 글로벌 경제마저 복합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대우조선 매수 주체를 찾기엔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도 대우조선이 적자수주 물량이 많아 매출이 늘어도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강재가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 러시아 발주 쇄빙 LNG(액화천연가스)선 관련 불확실성마저 잔존, 선뜻 매수자가 나타날지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 사내협력사 대표 일동은 28일 파업과 관련해 사과문을 내고 "비상 근무 체계를 가동해 선박 납기일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 년 만에 찾아온 조선업 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단기적으로 여름 휴가를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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