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적자 해소" VS "냉방비 부담 가중" 추가 인상 찬반론 팽팽
물가안정과 국민여론 감안한 3분기 조정없이 건너뛸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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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1분기 전기, 가스요금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시내 공동주택 전기 계량기 <사진=토요경제 제공> |
본격적인 올여름 찜통더위를 앞두고 3분기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조만간 또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2분기에 kWh당 8원 인상했음에도 여전히 누적적자 해소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한전의 주장과 연료비 부담을 우려하는 국민 여론이 팽팽히 맞설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발전 공기업 한전의 입장과 민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인상할지 말지 결정해야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이 적용된 지 1달에 불과해 정부가 추가 인상의 결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부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한전 "2분기 인상만으로 적자해소 어려워 인상돼야"
13일 전력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산업부 고시에 따라 오는 16일까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의견을 한전에 전달, 21일 경 3분기 전기요금이 최종 확정,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오는 15일께 공개될 3분기 원유, 석탄, 가스 등 3대 연료수입 무역통계 가격에 따라 산정된다. 이에 따라 3분기 전기요금의 조정 범위는 '㎾h 당 -5원∼+5원'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다.
정부는 한전의 인상 요인,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 한전의 재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오는 20일까지 한전에 전기요금 관련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전이 제출한 인상 요인과 관계 없이 정부는 요금 인상을 유보(동결)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통상 정부 의견 대로 매분기 전기요금이 결정된다.
현재로선 한전의 입장은 단호하다. 2분기에 kWh당 8원 인상에도 불구, 전기생산원가 대비 턱없이 낮은 판매가로 인한 적자 누적과 재무구조 악화를 감안하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전은 특히 설비 투자, 순금융비용과 더불어 만기채 차환에 필요한 비용까지 감안할 때 전기료 추가 인상이 없다면 올해 22조7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부족하다고 항변한다.
한전은 지난 2분기 전기요금 인상 당시 정승일 사장이 사표까지 내며 배수의 진을 친 끝에 예상보다 다소 높은 인상안을 관철시킨 바 있다. 한전은 현재 이정복 경영관리 부사장이 직무 대행하는 비상경영체제로 운영중이며, 차기 사장 선임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 적자누적 한전과 여론악화 사이 고민 깊어지는 정부
한전의 이같은 상황을 정부가 모를 리 없다. 1, 2분 연속 전기요금을 인상, 올해만 총 kWh당 21원 올렸으나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지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며 “한전이 2021~2022년 2년간 38조 5000억원의 누적 영업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6조2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전기·가스요금 조정 불가피성을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여론이다. 정부 입장에선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가져올 여론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원가보다 싼 전기를 쓰고 있다고해도 공공요금의 인상에 국민들은 매우 예민하다.
3%대 초반까지 내려온 물가상승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긴축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며 물가가 정부 목표치인 2%대 진입을 코앞에 둔 상황에 전기요금이 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박을 무시하기 여러운게 정부의 속내다.
2분기 전기요금을 올린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2분기 조정이 당초 계획보다 40여일 늦은 탓이지만, 국민들 입장에선 한 달만에 또다시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셈이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들은 전기요금이 추가 인상될 경우 원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산업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수출부진과 내수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고전하고 있는데, 전기요금 인상이 원가부담 가중과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동결 시 4분기부터 전기료 인상 압박 더욱 가중될 듯
이처럼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할 때 정부가 2분기에 이어 또다시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다소 우세하다.
전력업계도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향 추세와 3분기에 집중되는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고려할 때 정부가 3분기 엔 전기요금 인상을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당의 분위기도 동결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지난 2분기 요금 결정에 앞서 정부와 수 차례 민·당·정 협의회를 진행했던 국민의힘은 3분기 요금 인상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민심이 등을 돌릴만한 변수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 일각에선 민심과 총선도 중요하지만 곪을대로 곪아있는 한전의 냉혹한 현실을 고려하면 소폭이라도 인상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의 누적적자와 부실을 정치적 이유로 방치한다면 추후에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연간 전기요금 인상분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정부의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지난 1, 2분기 인상분은 이 목표치에 절반도 안되는 kWh당 21.1원이다. 3분기에 만약 전기요금을 동결한다면, 4분기 이후엔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지금보다 훨씬 가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요금 인상론과 동결론이 상존하는 가운데, 정부의 선택은 과연 어느쪽일까. 우여곡절 끝에 2분기 전기요금을 올린지 한 달 만에 이루어진 3분기 전기요금 인상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는 13일 납품대금제값받기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전기요금 등 주요 경비도 연동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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